사회 사회일반

“군대가느니 살 찌울래”…169cm·105kg 만든 ‘철없는’ 20대 결국

식단표 짜준 지인과 나란히 집행유예

法 “피고인, 병역의무 이행 의지 보여”

지난 2월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입영대상자들이 흉부방사선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지난 2월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입영대상자들이 흉부방사선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체중을 늘린 20대 남성과 이를 도운 지인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 13일 서울동부지법 형사단독11부(부장판사 서보민)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6)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병역법 위반 방조 혐의로 기소된 B(26)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7년 10월 첫 병역판정검사에서 신체등급 2등급 판정을 받아 현역병 입영 대상이 됐으나 대학입시와 자격증 시험, 출국 대기 등을 이유로 입영을 수차례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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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재병역판정검사 대상이 된 A씨는 체질량지수(BMI) 35 이상 시 4등급 판정으로 보충역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체중 증량을 시도했다.

A씨는 친구 B씨가 작성한 식단표에 따라 식사량을 2배로 늘리고 칼로리 소모가 많은 아르바이트를 중단했다. 체중 측정 직전에는 다량의 물을 섭취해 인위적으로 체중을 늘리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A씨는 2022년 12월 재병역판정검사에서 BMI 36.9(신장 168.9㎝, 체중 105.4㎏)를 기록했다. 이어 2023년 2월 1차 불시 재측정에서는 BMI 36.1(신장 168.6㎝, 체중 102.9㎏), 같은 해 6월 2차 불시 재측정에서는 BMI 35.8(신장 169㎝, 체중 102.3㎏)을 기록해 최종적으로 4급 판정을 받고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이 됐다.

조사 결과 B씨는 A씨에게 주기적으로 체중 목표치를 설정해주고 "보충역으로 복무하게 됐을 때의 이득을 생각하라"며 동기를 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재판에서 A씨가 실천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정신적 방조행위로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성실한 병역의무 이행 의지를 보였으며 피고인들의 전과가 없는 점과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강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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