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출생아 증가율 14년만에 두자릿수…인구절벽 탈출 시작됐다

■ 통계청 '9월 인구동향'

전년比 10.1% 늘어 2만590명

3분기까지 누적 출산율 0.74명

혼인 건수도 6개월 연속 플러스

올 출생아·출산율 동반상승 기대

"정책 일관성 유지해야" 목소리

출생아 수 증가율이 13년 8개월 만의 최대치를 기록한 27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 신생아실 간호사들이 아기를 돌보고 있다. 성형주기자출생아 수 증가율이 13년 8개월 만의 최대치를 기록한 27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 신생아실 간호사들이 아기를 돌보고 있다. 성형주기자




9월 출생아 수가 10% 넘게 증가하면서 올해 누적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전년 대비 플러스로 전환했다. 청년층의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 개선으로 출생아 수가 9년 만에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관련 기사 11월 26일자 1·3면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4년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9월 출생아 수는 2만 59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4명(10.1%) 늘었다. 출생아 수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2011년 1월(10.8%) 이후 13년 8개월 만이다. 출생아 수 기준으로는 2015년 3월(2308명)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해 3분기만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출생아 수가 4523명(8%)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 2012년 4분기(5102명) 이후 12년 만의 가장 큰 증가율이다. 분기 출생아 수는 2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 올 2분기는 출생아 수가 691명 늘면서 2015년 4분기 이후 34개 분기 만에 증가를 기록한 바 있다.





혼인 건수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냈다. 9월 혼인 건수는 1만 5368건으로 지난해보다 18.8% 늘었다. 4월 혼인 건수가 24.6% 급등한 후 6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9월까지 누적 혼인 건수 역시 지난해보다 12.8% 늘어난 16만 1771건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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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출산과 혼인 증가세는 30대에서 두드러졌다. 30~34세의 출산율은 71명으로 1년 만에 6.6명 상승했다. 35~39세 출산율 역시 47.2명으로 4.5명 늘었다. 이는 25~29세의 출산율이 지난해보다 0.4명 감소한 20.8명을 나타낸 것과 대조를 이뤘다. 40세 이상의 출산율 역시 전년보다 0.1명 증가한 4.1명에 머물렀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 건수는 1~2년 시차를 두고 출생아 수에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2022년 3분기부터 2023년 1분기 사이 혼인 건수가 큰 폭으로 늘었는데 그 효과가 최근 출생아 수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출생률과 혼인율 제고는 청년 세대의 인식 개선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52.5%로 2년 전 조사보다 2.5%포인트 늘었다.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도 68.4%로 2년 만에 3.1%포인트 상승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센터 책임연구원은 “연구를 위해 청년 세대를 만나보면 (출산율 하락이 심각하던) 5년 전에 비해 결혼이나 출산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출산율 개선세에 힘입어 올해 출생아 수와 출산율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1~9월 누적 출생아 수는 17만 8600명으로 전년 대비 증가세로 전환하는 등 양호한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9월 누계 출생아 수가 늘어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4분기 출생아 수가 월평균 1만 7100명을 웃돌면 지난해 전체 출생아 수(23만 28명)를 넘게 된다. 행정안전부가 매월 1일 발표하는 출생신고 현황에 따르면 10월 접수된 출생 등록 건수가 이미 2만 명을 넘긴 만큼 긍정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합계출산율 역시 지난해(0.72명)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4분기 출산율이 0.66명으로 추락하면서 연간 기준 0.72명에 그쳤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합계출산율은 0.74명으로 지난해 1~3분기 누적치와 같다. 이는 지난해 장래인구추계를 통해 추산한 올해 합계출산율(0.68명)을 웃도는 수치다.

임 과장은 “최근 추세대로라면 올 4분기 출생아 수는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라며 “4분기 출산율이 0.74명만 돼도 연간 기준으로도 0.74명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국회예산정책처 역시 올해 출산율이 0.74명으로 2023년(0.72명)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책 효과를 섣불리 일반화해 출산율 제고 정책 등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가 다양한 저출생 정책을 펴면서 일정 부분 긍정적 수치가 나타난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구조적으로 큰 변화가 나타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만큼 출산율 제고 정책 등을 일관성 있게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3분기 사망은 8만 984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89명 늘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인 조사망률은 7명으로 1년 전보다 0.3명 증가했다. 3분기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돌면서 인구는 2만 8558명 자연감소했다.


세종=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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