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라는 종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매우 오랜 기간 동안의 진화 과정이 있었다. 진화생물학자들은 과거의 어느 시점에 지금의 닭과 비슷하게 생겼던 새의 자손이 DNA 변이를 일으켜 오늘날의 닭과 똑같은 모습을 하게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현재의 닭과 동일한 모습의 닭을 낳은 것은 닭과 비슷하게 생긴 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의 닭과 동일한 닭은 DNA 변이를 일으킨 닭의 알에서 태어났을 테니 닭보다는 달걀이 먼저라도 보는 것이 옳다.
특히 이를 진화라는 역사적 관점에서 살펴봐도 답은 달라지지 않는다. 분명 닭보다는 계란이 먼저다. 오늘날 새의 알에서 나타나는 여러 특징들, 구체적으로 말해 타원형, 비대칭형, 단단한 껍질 등의 특징이 새가 공룡으로부터 분화하기 이전인 1억5,000만년 전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는 게 그 근거다. 캐나다 캘거리대학의 고생물학자 달라 젤레니츠키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새의 알에서 볼 수 있는 많은 특징이 새의 조상인 수각아목(獸脚亞目) 공룡의 알에서 발견됩니다."
이 문제와는 별도로 1억5,000만년 전에는 새의 알 역사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사건이 벌어졌다. 4족 척추동물 중 일부가 양막성 알을 낳도록 진화한 것이다. 이런 알 속의 배아는 액체가 채워진 3중막으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막들은 배아의 호흡과 영양 공급, 그리고 배아를 보호하는 역할까지 했다.
미국 이스트테네시주립대학의 재생 생리학자 제임스 R. 스튜어트 박사에 따르면 초기의 양막성 알은 커다란 노른자가 있었다고 한다.
"여전히 새알, 악어 알, 뱀 알에서 노른자위를 볼 수 있어요. 인간의 경우 다른 태반 포유류들과 마찬가지로 진화과정에서 노른자위를 잃어버렸지만 여성의 난자는 여전히 퇴화한 노른자위 주머니와 함께 만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