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명품 휴대폰

The Ultra-luxe Phone

누가, 왜 1만 달러짜리 휴대폰을 살까? 최고급 명품 휴대폰 시장을 들여다보자.
by Matt Vella
Photograph by harry borden


열두 명의 장인이 나란히 앉아 조용히 실눈을 뜨고 신중하게 아주 작은 티타늄 나사를 돌린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조립하는 중이다. 184개 부품을 모두 조립하고, 모서리를 광내고, 심카드가 들어가는 티타늄 케이스에 레이저로 자신의 이름을 새긴 뒤 휴대폰에 케이스를 끼운다.

10년 넘게 고급 휴대폰을 생산한 베르투 Vertu는 올 봄부터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9,600달러짜리 스마트폰 Ti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영국 햄프셔 주의 처치 크룩햄 Church Crookham에 위치한 베르투 제조센터는 한 사람의 장인이 정성 들여 스마트폰 한 대를 완성하는 이 과정을 보이기 위해 고객들을 초대했다.

베르투의 글로벌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마시밀리아노 포글리아니 Massimiliano Pogliani는 “이런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12월 매킨지 McKinsey는 설문 결과를 발표하며 ‘럭셔리 브랜드들이 성공하려면 장인의 기술을 강조하면서 계속 전통유산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르투는 1998년 노키아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프랭크 누오보 Frank Nuovo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이 회사는 지난 10년간 32만 대 이상의 고급 휴대폰을 판매했다. 직원은 약 1,000명으로 증가했고, 2011년에는 3억 4,200만 달러 이상(구할 수 있는 가장 최근 자료다)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 말 노키아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베르투는 지분의 90% 이상을 스웨덴의 사모펀드 회사 EQT 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매각 규모는 약 2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QT로 인수되면서 베르투가 입은 가장 큰 혜택 중 한 가지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의 전환이다. 프로세서와 메모리 성능을 보면 Ti의 컴퓨팅은 유명한 삼성 갤럭시 S3와 비슷하다. 그러나 베르투 휴대폰의 특징적 기능은 런던 필하모닉이 연주한 벨소리와 사람이 직접 호텔을 예약하고 레스토랑을 추천해주는 킬러 앱 killer app 안내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일 년간 무료이고 그 후에는 매년 6,125달러를 내야 한다.

IDC 연구원인 라몬 야마스 Ramon Llamas는 2,950억 달러 규모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의 고객만 잡아도 베르투는 큰 성과를 거두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른 고급 휴대폰들도 있지만 포르쉐 디자인의 블랙베리 휴대폰, 페라리 디자인의 에이서 휴대폰 등 대부분이 합작 사업이다. 야마스는 “결국 가장 중요한 핵심은 고급 휴대폰도 그저 휴대폰이라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베르투는 훨씬 차별화된 이야기를 만들려고 노력 중인지도 모른다.


유럽의 어려운 선택
[THOUGHT LEADERS] Eu rope’s Hard Choices

키프로스의 은행 시스템 몰락은 더 큰 문제를 드러냈다.
by Mohamed A. El-Erian

책임질 수 없을 정도로 비대해진 은행 시스템 탓에 큰 혼란을 빚은 키프로스는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비와 투자는 급감했다. 기업과 가계는 자유롭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없다. 자금은 국외로 빠져나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이동하지 않고 있다. 많은 유럽 사람들은 키프로스 사태를 특이하다고 정의하려 한다. 그러나 키프로스의 현 상황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유럽 문제에 대해 세 가지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어디서 성장 동력을 찾을 것인가? 키프로스 국민들은 결국 자국 경제의 성장모델이 미흡하다는 불편한 진실에 직면해야만 할 것이다. 수년간 키프로스는 대규모 역외 금융 센터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제 성장을 꾀했다. 이 과정에서 국가경쟁력이 약화되고 농업, 관광업, 단순 제조업이 타격을 입었다. 키프로스가 대체 성장 모델을 개발하려면 앞으로도 수년이 걸릴 것이다. 무엇보다 자원 재분배를 촉진하기 위해 화폐를 평가절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성장의 비극’은 키프로스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경기불황과 성장둔화 현상이 유로존 내 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고도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일관성있는 정책을 내놓은 나라는 거의 없다.

누구의 유로화인가? 재정건전성이 꼭 더 높은 경제성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불안정성이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단일 화폐’를 사용하는 유로존에 다양한 유로화가 존재하는 사실은 우려스럽다. 키프로스 내에는 현재 두 종류의 유로화가 있다. 거래가 자유로운 현금 유로화와 예금 과세 및 동결 때문에 묶인 유로화다. 유로존 전체적으로도 두 종류의 유로화가 있다. 키프로스의 자본 통제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유로화와 다른 16개 국가에서 자유롭게 통용되는 유로화다. 이 이중 체계는 ‘금융 분열’이라는 더 큰 문제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유럽 상황을 악화시키는 자본 흐름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경제상황이 불안정한 나라에서 ‘산소’가 빠져나가 이미 필요 없을 정도로 튼튼한 나라에 흘러 들어간다는 얘기다. 일부 자금이 완전히 유로존을 떠나 결국 스위스나 미국으로 가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유로존은 어떻게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될 수 있을까? 유럽이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성장과 금융 분열 문제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유럽은 더 작고 완전한 유로존-정치보다 경제적 측면을 합리적으로 더 고려해야 한다-을 선택할 수 있다. 아니면 채권국들에게 앞으로 수년간 더 큰 규모의 교차보조 *역주: 동일산업 내에서 한 부문의 결손을 다른 부문에서 나오는 이익금으로 충당하는 것를 분명하게 부담하게 함으로써 현재 규모와 구성을 유지할 수도 있다.

이제까지 유럽에서 이런 결정을 내리려고 한 지도자는 없었다. 그 대신 혼란스러운 중도를 택함으로써 유럽 정상들은 계속 눈앞의 위기만 관리하는 미봉책만 내놓고 있다. 더 나아가 불완전한 조치와 미흡한 팀워크로 유로화 방어에만 급급하고 있다. 유럽은 키프로스의 비극적 사건을 되돌아보면서 하나의 중요한 교훈을 이끌어내야 한다. 어려운 결정을 미루고 불안한 길에 오래 머물수록 유로존이 통제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달갑지 않은 두 가지 대안 중에 무엇을 선택하든, 유럽은 경제·금융·정치·사회면에서 더 파괴적이고 장기적인 불안정의 물결에 휩쓸리게 될 것이다.

모하메드 A. 엘-에이리언은 글로벌 투자관리회사 핌코의 CEO이자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다.


비트코인 열풍
[BRIEFING] Bitc oins Go Boom

가상 ‘전자화폐’ 비트코인 - 중앙은행이 발행하지 않는다 - 은 디지털 명목화폐다. 즉, 거래를 할 때마다 변하는 데이터 체인이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현재 폭등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전체 가치는 10억 달러를 넘었다). 구매 열풍이 불면서 큰 규모의 온라인 거래 중 몇 건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 와중에 비트코인의 약점이 드러났다. 중앙은행이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요가 엄청나게 커지면 통제하기가 어렵다. 비트코인을 만든 인물은 사토시 나카모토 Satoshi Nakamote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정체 모를 프로그래머다. 그는 2009년 비트코인을 만들 때부터 천천히 통화가 공급되도록 설계했다. 그러나 일년 넘게 나카모토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현재 비트코인 붐이 거품인지, 아니면 시장이 ‘국경 없는 통화’의 진정한 가치를 모색하는 중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거품론자들은 가격폭등에서 위험한 악성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가격 상승으로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깔고 앉아 있으면 불황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지금 다소 불편하고 어색하지만, 꼭 필요한 성장기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마이크 캘드웰 Mike Caldwell은 ‘진짜’ 디지털 비트코인에 접근할 수 있는 번호를 새긴 카사시어스 Casascius(위 사진)라는 비트코인 동전 실물을 만든다. 이 동전에는 비트코인의 비공식적 모토가 된 문구(Vires in numeris)가 쓰여있다. ‘모두 모이면 힘이 생긴다’는 뜻이다. -Ryan Bradley


스트리퍼에게 주는 팁은 세금 공제가 될까?
BURNING QUESTION OF OUR TIME


몇몇 래퍼들이 스트립 클럽에서 수만 달러를 뿌리고 나서(“making it rain” *역주: 스트립 클럽이나 파티에서 돈을 뿌린다는 뜻이라는 말처럼) 자신들의 ‘위업’을 납세 기간에 영업 비용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LA 연예산업 전문 회계사인 릭 노리스 Rick Norris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세금 공제가 가능한 엔터테인먼트로서 인정 받으려면, 예술가가 (혹은 누구라도) 스트립 클럽에서 돈을 쓰는 것이 ‘사업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라는 점을 입증해야만 한다. 아니면 스트리퍼들에게 팁을 줌으로써 미래에 어떤 종류의 사업 혜택이 생길 거라는 기대가 있어야 한다. 노리스는 “통상적이고 필요한 비용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게다가 영수증을 받기도 쉽지 않다. - Omar Akhtar

30만 달러 일부 베르투 휴대폰 외장을 송아지 가죽, 악어 가죽, 다이아몬드로 마감하는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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