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코골이 환자 옆에서 잠을 자야하는 것만큼 고역도 없다. 재미있는 것은 악성 코골이 환자도 정작 자신은 잠에서 깨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치 면역이나 내성이라도 생긴 듯이 말이다. 미국 수면협회의 닐 클라인 박사는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수면단계에 따라 사람이 주변 소음을 참아내며 잠을 청할 수 있는 한계치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3~4단계의 깊은 수면상태인 서파수면(徐波睡眠, slow wave sleep)에 돌입하면 화재경보기의 알람소리보다 큰 100㏈의 큰 소음에도 잠에서 깨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인간이 서파수면 상태에 도달하는 비중은 전체 수면 시간 중 약 20%에 불과하다. 그런 만큼 코를 고는 사람도 자신의 코골이 소리에 놀라 깨어날 수 있다. 코골이 환자를 대상으로 수면 뇌파검사를 해보면 그 사실이 확인된다. 의식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탓에 잠에서 깼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배우자가 악성 코콜이 환자라면 한시라도 먼저 잠에 빠져드는 것이 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