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수연구성과를 잇따라 창출해내며 창조경제 구현의 중추임을 자처하고 있다. 특히 미국 특허전문지 IP 투데이가 실시한 미국 특허 종합평가에서 288개 ‘연구소, 대학, 정부기관’ 가운데 3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는 등 지식재산권 분야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ETRI는 일명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는 국제표준특허 376개를 확보하고 있으며, MPEG4-AVC, LTE를 비롯해 총 12개의 특허 풀에 가입돼 있다. 현재 국제표준특허 1개의 가치가 대략 1,000만 달러로 평가되고 있어 누적 잠재자산 가치만도 4조원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현재 ETRI는 국내 중소기업을 세계 최고의 히든 챔피언으로 키우기 위한 백만조(百萬兆) 전략을 마련, 적극 추진 중이다. 오는 2017년까지 연구원 창업을 적극 장려하는 한편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해 약 500개사 중소기업에서 1만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ETRI는 이들 500개 기업의 매출을 20억원씩 늘려 총 1조원의 매출을 견인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그 첫 단계로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중소·중견기업 141개사를 대상으로 ‘1실 1기업 맞춤형 기술지원’ 인정서 증정식을 갖고 향후 2년 동안 집중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연구원내의 연구실들이 각각 1개사를 밀착 지원해 성장의 발판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기업현장에 연구원을 파견, 중소기업들의 애로기술들을 직접 파악해 해소해주는 실질적인 기술지원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육성이 가능하다는 게 ETRI의 판단이다.
실제로 ETRI는 지난해 208개 기업에 연구원 589명을 파견, 이전기술의 상용화 촉진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개발기간이 978개월 단축됐고, 333억원의 비용절감효과가 나타났으며, 향후 5년간 총 1조2,584억원의 매출액 달성이 기대되고 있는 상태다.
사실 ETRI는 그동안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다양한 제도를 운영해 왔다. 개발 중인 기술을 미리 알려주는 기술사전예고제도, 연구원을 기업에 파견하는 상용화 현장지원제도, 부족한 장비와 실험을 해주는 테스트베드 지원사업, 애로기술 지원 등이 그것이다. 그 결과, ETRI로부터 최근 5년 동안 기술을 이전 받은 기업 1,800개 중 중소기업의 비중이 무려 94%에 달한다.
지난해 시행한 산업계 기술지원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단계별 맞춤형 기술지원과 기술지도 및 자문, 실무인력 양성, 창업보육 등 전주기 전천후 지원에 의해 총 8,196건의 기술지원과 2,347건의 무상지원 실적을 거뒀다. ETRI 김흥남 원장은 “백만조 전략은 ETRI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