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잊은 프리미엄 시장] 유아·반려동물 용품 시장

트렌드에 민감한 유아·반려동물 용품 시장
국내외 프리미엄 브랜드 업체 치열한 경쟁

‘프리미엄=고가’의 이미지가 강한 국내에서 프리미엄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시장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유아용품과 반려동물시장은 소비자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시장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하다. 주요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도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이며 안방 사수에 나섰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유아용품 시장은 수입제품의 대중화와 더불어 프리미엄화가 고착되고 있다. 특히 유아용품시장의 경우 명품가방, 명품 의류 등 과시욕을 채우기 위한 ‘프리미엄’과는 거리가 멀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유아용품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유아용품 시장은 매우 특수한 시장이다. 부모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의 안전과 편의에 직결된 제품이다. 단순히 과시욕구로 이 시장의 프리미엄화를 설명할 수 없다.”

현재 국내 프리미엄 유아용품시장은 글로벌 브랜드가 선점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유아용품 수입액은 지난 2010년 기준 2억 2,800만 달러(약 2,400억 원) 규모다. 해외직접구매, 병행수입 등을 포함하면 규모는 더욱 커진다. 업계에서는 유아용품 수입규모가 매년 20~2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다수 수입 유아용품은 고가의 유모차와 기저귀에 한정돼 있다.

최근 유아용품 트렌드는 ‘안전과 편의성’이다. 대표적인 프리미엄 성공사례인 ‘유모차’는 이 같은 트렌드를 가장 잘 설명한다. 제품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유모차는 유아용품 시장의 프리미엄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국내 소비자의 프리미엄 유모차 사랑은 각별하다.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이지만 부모들은 아이를 위해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지난 1월 코엑스에서 개최된 ‘베이비페어’에서는 프리미엄 유모차의 완판 행렬이 이어졌다. 먼저 잉글레시나의 디럭스 유모차 ‘트릴로지 Trilogy’는 사전 준비물량 500대가 모두 판매되며 ‘2년 연속 완판 유모차’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도노비의 ‘투비’ 유모차 역시 500대 완판을 달성했고, 네덜란드 프리미엄 유모차 브랜드 퀴니의 신제품 ‘제프 엑스트라 2.0 Zapp Extra 2.0 ’ 역시 박람회 시작과 동시에 준비된 물량 100대가 매진됐다. 국내 유아용품 업체들은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200조 규모로 추산되는 중국 유아용품 시장은 국내 업체의 프리미엄 전략의 핵심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밀폐용기업체로 유명한 락앤락은 중국 유아용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3월 론칭한 유아용품 프리미엄 브랜드 ‘헬로베베’는 중국 시장 진출 8개월여 만에 1,800여 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대형마트 RT마트에 기저귀를 공급하며 중국 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국내 대표 유아용품 회사 아가방컴퍼니는 중국시장에서의 고급화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이미 중국시장에서 100억 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아가방컴퍼니는 현지 사무소를 통해 소비자 특성을 파악,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유아 분유, 이유식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보령메디앙스 역시 백화점, 전문숍 등 매출이 큰 유통망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인지도를 높일 방침이다.

유아용품 못지않게 반려동물 시장에서의 프리미엄 전략도 눈에 띈다. 고령화와 저출산의 영향으로 1~2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반려견을 ‘또 하나의 가족’으로 여기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반려동물 산업 규모는 1조8,000억 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려동물 시장이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 오는 2020년에는 약 6조 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의류, 사료 등 다양한 프리미엄 애견용품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LG패션은 최근 애견의류 용품 브랜드 ‘헤지도기’를 정식 오픈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하반기 총 10개점에서 마켓 테스트를 실시해 전월 대비 매출 30% 성장 등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자 국내 주요 백화점에 차례로 매장을 오픈 할 방침을 세웠다. 루이비통, 구찌, 샤넬 등 기존 명품 브랜드가 내놓은 고가 애견 전용용품은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주요 명품업체들은 애완동물 전용제품을 한정판으로 출시하며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할리우드 톱모델 미란다커가 사용해 화제가 된 루이비통 도그 캐리어는 수백만 원대의 고가임에도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100만 원 수준의 명품 목줄 역시 큰 인기다. 사료 역시 마찬가지다. 유통업체에서 선정하는 프리미엄 사료의 가격 기준은 1㎏당 9,000원 수준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전체 애견사료 매출에서 프리미엄 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육박한다. 지난 2012년 39%, 지난해 44%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프리미엄 사료 매출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반려동물 사료 시장은 네슬레, 로열캐닌, ANF 등 수입 브랜드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국산사료와 수입사료의 매출 비중은 지난 2012년 기준 35.5%, 64.5%로 수입 사료가 우세한 상황이다.

국내 업체들은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사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J는 지난해 프리미엄 애견 사료 ‘오프레시’를 출시하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오프레시는 신선한 고품질의 닭고기 원료를 사용해 반려견의 필수 영양 성분을 첨가했다. 인공적인 첨가물이나 색소향미제가 첨가되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은 수입제품이 장악한 애견식품 시장에서 오프레시를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과 함께 해외진출도 진행할 예정이다.

INTERVIEW
이승택 스토케 코리아 대표

한국 프리미엄 시장은 트렌드에 민감
소비자와의 교감 확대로 롱런 할 것

국내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유모차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 소비자들은 매우 높은 안목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 여느 나라 소비자보다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에 최고의 품질과 가치를 가진 제품들을 선호한다. 특히, 가구당 자녀 수가 적어지면서 아기에게 안전하고 부모가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찾다 보니 프리미엄 제품군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일반 유모차와 프리미엄급 유모차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품질 측면에서 가격 차이를 뛰어넘을 만한 차별점이 있는가?
프리미엄 유모차와 일반 유모차를 구분하는 정확한 기준은 없다. 다만 프리미엄 유모차는 디자인뿐 아니라 가격대에 걸맞은 기능 등을 갖춰야 한다. 대다수 프리미엄 유모차는 부모와 아이가 얼굴을 마주 볼 수 있는 양대면 형식과 높은 시트 위치를 채택했다. 유아용품 시장에서 부모와 아이의 ‘교감’이라는 화두를 제시한 것이 바로 프리미엄 유모차 제품이다. 양대면이 가능한 유모차는 얼핏 듣기에 간단한 아이디어 같지만 이러한 작은 차이가 아이의 편안함 및 가족과의 유대감 형성이라는 큰 차이를 만들어 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대다수 프리미엄 유모차는 해외 제품이다. 글로벌 본사에서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고 있는가?
한국의 소비자들은 트렌드에 민감하면서도, 빠른 정보력을 갖췄다. 제품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과 함께 글로벌 트렌드를 리딩할 수 있는 소비성향도 한국시장의 특징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은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스토케의 경우 본사 R&D 팀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한국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관찰, 조사하고 이를 신제품 개발 시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한국 시장에서의 스토케 인지도는 전 세계 스토케 인지도에서 상위권을 달릴 만큼 높은 수준이다. 한국 내 판매량도 점차 증가하고 있어 가장 중요한 전략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 브랜드 제품의 약점 중 하나가 바로 사후관리다. 특히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는 철저한 사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토케의 사후관리 전략이 궁금하다.
스토케 코리아는 지난 2012년 11월 한국 지사 설립 이후 ‘프리미엄’이라는 명성에 어울리도록 애프터 서비스 강화에 주력해 왔다. 이미 경기도 파주에 고객서비스센터와 자체 조직으로 구성된 직영 AS센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직영 고객서비스센터와 소비자의 실시간 소통을 통해 불편을 최소화하고 사후관리에 만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 스토케의 한국 시장 전략은 무엇인가?
스토케는 한국 지사 설립 이후, 더욱 다양한 제품군과 강화된 서비스를 보이는 데 주력해 왔다. 소비자의 신뢰를 쌓고 굳건한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고객 서비스 센터 운영,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 및 온라인 채널을 통한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 및 고객 서비스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롱런하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기 위해 ‘아이와의 교감’ ‘아이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이라는 스토케의 철학을 소비자들에게 더욱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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