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그란 사소 산의 지하 1.5㎞ 아래에서는 그란사소국립연구소(LNGS) 연구팀이 2013년 5월부터 우주의 신비를 밝히기 위한 연구에 한창이다. 이들의 무기는 바로 ‘다크사이드 50(DarkSide-50, 사진)’ 검출기다. 3층 건물 높이의 이 검출기는 우주의 약 23%를 구성하는 ‘암흑물질’의 정체 규명을 위해 설계됐다. 우주물리학계는 우주에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 대강의 양을 알고 있다.
다만 암흑물질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물리학자 피터 마이어스 박사에 의하면 주류 학계는 암흑물질의 유력후보로 약한 상호작용을 하는 소립자인 ‘ 윔프(WIMR)’를 꼽는다. 질량을 갖고 있고, 우주의 중력에도 미약하게 영향을 미치지만 다른 물질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아 검출이 극히 어려운 입자다.
다크사이드 50의 체임버 속에는 액체 아르곤(Ar)을 담은 용기가 들어 있는데, 만일 윔프가 우연히 아르곤 원자와 충돌할 경우 아르곤 원자가 당구공처럼 튕겨지면서 빛을 방출하게 된다. 초정밀 센서가 이 빛을 검출하면 윔프의 존재가 입증되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이와 유사한 윔프, 즉 암흑물질 탐지 프로젝트가 10개가량 진행 중이다. 어떤 팀이든 가장 먼저 원자의 충돌을 감지해 윔프를 찾아내고, 그것이 암흑물질임을 규명해면 노벨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10만개
지구 면적 1cm당 매초마다 통과하는 웜프의 수 (추정)
WIMR 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