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시각화

만성 통증의 원인과 증상을 밝혀낼 새로운 이미징 기술

미국인 성인 중 만성통증 환자는 1억명에 달한다. 단일 질환으로는 가장 많은 환자수며 심장병과 암, 당뇨병 환자를 합친 숫자보다도 많다. 이런 상황은 다른 나라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만성 통증에 대한 연구는 매우 미미한 상태다. 의대에서조차 만성 통증에 대해 가르치는 시간은 4년간 평균 9시간에 불과하다. 또한 정부에서 지원하는 만성통증 연구 예산은 여타 질환에 비해 어이없을 정도로 적다.

이런 현실을 이끈 주요 원인의 하나는 지금껏 만성 통증의 존재 자체를 입증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연구자들에 의해 만성통증의 실체를 정교하게 볼 수 있는 새로운 뇌 스캔 기법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양전자 단층촬영(PET)과 자기공명영상(MRI) 기술을 하나로 합친 이 기법으로 뇌를 스캔하면 통증을 느끼는 신체 부위를 관장하는 뇌 영역이 밝게 나타난다. 또한 만성 통증 환자의 신경교세포가 활성화돼 뇌로 가는 통증 신호를늘리는 과정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연구팀의 수장인 마코 로지아 박사는 이 덕분에 의사들이 환자의 통증 여부를 손쉽게 판별, 만성 질환 진단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 몇 년간 동물 연구를 통해 이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인간도 동일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는 증거를 얻었습니다. 이는 진정 큰 발전입니다.”

사실 의사와 사회에서는 그동안 많은 만성 통증 환자들을 약물 중독자나 건강염려증 환자로 오인했었다. 환자들은 통증을 입증할 방법이 없음에 답답해하면서 자신을 오해하는 시각에 맞서 싸워야했다.

“정확한 진단은 치료의 시작입니다. 이제 만성통증 치료를 위한 긴 여정이 본격화될 것입니다. 제약사들의 임상시험이 활발해지면서 5~10년 내 통증을 완화시켜줄 약이 출시될 가능성이 큽니다.”



44명
미국 질병 통제 예방 본부가 밝힌, 처방 진통제 과용으로 매일 숨지는 미국인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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