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염료로 심혈관질환·위궤양 등 고부가가치 치료제 생산 가능해져

지난 12일 ‘앙게반테 케미’에 게재된 후면 논문 표지.


국내 연구진이 빛을 이용해 약물효소 반응을 촉진시키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앞으로 저가의 염료로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 치료제와 오메프라졸과 같은 위궤양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찬범(사진)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정기준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21일 빛으로 약물효소반응을 유도하는 새로운 반응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생물 세포 내 조효소(NADPH) 대신 빛에 반응하는 감광제인 에오신 Y를 활용, 대장균 기반의 ‘전세포 광-생촉매’ 방법을 개발했다. 저가의 에오신 Y를 빛에 노출시켜 시토크롬 P450의 효소반응을 촉진해 고가의 대사물질을 생산하는 원리다.

시토크롬 P450은 생물체 안의 대사 과정에서 중요한 산화반응을 수행하는 효소다. 사람에게 투여되는 약물의 75% 이상의 대사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신약개발 과정에서 핵심적인 요소로 알려졌다. 시토크롬 P450의 활성화를 위해선 전달물질인 NADPH가 필요한데 NADPH의 높은 가격 때문에 시토크롬 P450의 활용은 그동안 실험실 밖을 벗어나지 못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산업적 활용에 제한이 컸던 시토크롬 P450 효소의 활용이 수월해졌다” 며 “우리의 기술은 시토크롬 P450 효소가 고부가가치 의약 물질을 생산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2일 화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에 후면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