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중소형주 맥 못추네

정보기술 부품주 중심으로 외국인·기관 연일 매도세
옵트론텍·파트론 등 신저가

올 상반기 대형주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중소형주가 최근 들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주가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9월 이후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종목 위주로 재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코스닥지수는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전일 대비 0.57% 오른 520.37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여전히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날도 개인만 294억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이 143억원을 순매도하며 4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기관 역시 이날 157억원을 순매도하며 닷새째 물량을 쏟아냈다.

수급이 악화되는 가운데 올 상반기까지 코스닥시장을 주도했던 중소형주, 특히 정보기술(IT) 부품주의 하락폭이 크다. 삼성전자 갤럭시S4의 흥행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쳤기 때문. 이 때문에 상반기 스타주로 부각됐던 옵트론텍을 비롯해 인터플렉스ㆍ파트론ㆍ멜파스ㆍ일진디스플ㆍ에스맥 등 IT 부품주가 하반기 들어 일제히 신저가를 써 내려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최근 경영진의 배임ㆍ횡령 사건이 크게 늘면서 때아닌 증시 퇴출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한계기업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배임·횡령 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있는 것.

예당과 위다스가 최대주주 배임·횡령 사건으로 상장폐지가 확정된 가운데 30일부터 정리매매에 들어간다. 또 이날 한진피앤씨가 30억원 규모의 배임·횡령 사건이 발생하면서 거래가 정지된 가운데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게 됐다. 이 밖에도 도화엔지니어링과 유비프리시젼도 각각 배임·횡령건으로 거래가 정지됐거나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김태성 미래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IT 부품주의 하락세가 중소형주 약세장을 이끌고 있다"며 "기관과 외국인이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매도 포지션을 보이고 있어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팀장은 "향후 양적완화 축소 등 다양한 이슈가 산적해 있어 기관이나 외국인 모두 코스피시장에 전적으로 베팅하기에는 무리수가 따를 수 있다"며 "다음달부터는 다시 벨류에이션이 싸진 코스닥 중소형주 위주의 상승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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