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7인회 실체’ㆍ‘저축은행 로비의혹’ 등 각종 구설 속에서도 지지율이 상승했다. 새누리당 비박계 대선주자에 이어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박근혜 저격수’를 자임하고 있지만 보수층의 결집이 진보층의 분산을 압도하는 형세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29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엄연히 존재하는 7인회를 박 전 위원장이 없다고 부인하는 건 이제 검증 받기 시작하는 박근혜의 진실성에 큰 구멍이 뚫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박계 원로그룹이 이른바 ‘7인회’를 결성해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주장에 박 전 위원장이 측근을 통해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일축한 것에 대한 재반박이다.
박 전 위원장에 대한 인물 검증이 본격화하면서 의혹 폭로도 이어지지만 박 전 대표는 사실 부정에만 나설 뿐 나머지는 무시하고 있다. 과거 확인되지 않은 의혹에 맞서다 대선 승리에 실패한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뜻으로 보인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저축은행 로비스트 의혹을 제기한 박 원내대표를 검찰에 고소하는 등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했지만 그 밖에 의혹 공세는 나서지 않고 있다. 대신 "시대에 뒤떨어져 마땅히 사라져야 할 저수준의 정치행태"(정우택 최고위원), “국민을 만만하게 보고 속일 수 있다는 사고방식”(서병수 사무총장)등 친박계 인사가 대신 맞받아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박 전 위원장은 ‘한겨레’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실시한 26~27일 여론조사에서 ‘내일이 대통령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43.0%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조사보다 2.4%포인트 올은 결과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장은 지난달보다 1.2%포인트 떨어진 22.6%였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 실장은 “박 전 위원장은 오랫동안 노출된 인물이어서 결정적인 근거 없는 네거티브에 타격을 받지 않는 반면, 통합 진보당 사태 이후 유권자는 대선주자의 안정감을 중요시하는 성향이 늘었다”면서 지지율 상승 원인을 분석했다. 윤 실장은 “과거 대선에서는 5월 전에 야당 대선주자가 부상하면서 제3의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졌지만 이번 대선에는 야당 주자의 확정이 늦어지면서 제3후보인 안철수 원장의 영향력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 변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