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초 만에 시속 100㎞… 직접 몸으로 느낀 '포르쉐의 힘'

■ 태백 '포르쉐 월드 로드쇼' 가보니
911·박스터 등 총 22대 독일 본사서 직접 공수
슬라럼·레이싱 코스 등 체험
구입 의사 있는 고객만 초청… 짝수년마다 행사 계획

포르쉐 월드 로드쇼를 위해 독일 포르쉐 본사로부터 들여온 차량들이 태백 레이싱파크 트랙에 정렬해 있다. 사진제공=스투트가르트 스포츠

포르쉐 월드 로드쇼에서 참가자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카이엔을 타고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따라 오프로드 주행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투트가르트 스포츠

"여러분들은 모두 포르쉐 바이러스에 감염될 것입니다."

스포츠카의 대명사 포르쉐가 전 세계를 돌면서 개최하는 '포르쉐 월드 로드쇼'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6일까지 강원도 태백 레이싱파크에서 열렸다. 국내 개최는 올해로 6번째. 일반인 참가에 앞서 열린 미디어 대상 행사에 참여해 포르쉐의 모든 것을 경험했다.

행사는 포르쉐 국내 공식 수입사인 스투트가르트 스포츠카㈜가 아닌 독일 포르쉐 본사에서 모든 것을 주관했다. 포르쉐 대표 스포츠카인 911을 비롯해 박스터, 카이맨, 파나메라, 카이엔 등 총 22대의 포르쉐 차량이 독일 번호판을 달고 직접 공수됐다. 차량뿐만 아니라 행사관련 플래카드, 테이블 등 관련 집기 모두가 본사로부터 왔다. 지난 1995년부터 포르쉐에서 드라이빙 강사로 일하고 있는 스테프씨는 "2007년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을 방문해 포르쉐가 가장 뛰어난 스포츠카라는 점을 증명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행사를 통해 포르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오랜 여운이 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르쉐의 강력한 성능을 경험하는 행사다 보니 교관들은 무엇보다 참가자들의 안전을 강조했다. 가장 먼저 실시한 것도 차를 안전하고 제대로 몰기 위해 차량에 앉는 위치를 정확하게 하는 것부터였다. 좋은 운전자세는 시트에 엉덩이를 밀착하고 등받이를 세운 뒤 페달을 밟았을 때 다리가 약간 구부러지는 120도 정도의 각도를 유지해야 한다. 팔은 뻗었을 때 손목 부분이 스티어링 휠에 닿을 거리에서 양손으로 시계 바늘이 3시와 9시를 가리키는 방향을 잡으면 된다. 물론 안전벨트는 필수.

정해진 코스를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빠르게 회전하며 지나가는 슬라럼이 첫 코스였다. 다음달 출시될 예정인 신형 박스터를 타고 뱀처럼 미끄러지듯 장애물을 지나갔다. 인스트럭터 악셀씨는 "브레이크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고 가속페달만을 조정해 리듬을 타듯 지나가는 게 슬라럼의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다음 차례는 직접 레이싱코스를 돌며 속도를 조절하고 회전감각을 느끼며 핸들링을 하는 구간. 포르쉐의 이단아로 불리는 4인승 파나메라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을 바꿔가며 레이서가 된 듯 트랙을 달렸다. 교관들이 최적의 주행이 가능하도록 속도를 줄여야 할 지점과 가속해야 할 구간을 미리 표시해둬 어렵지 않게 달릴 수 있었다. 코너 구간에서 포르쉐 주행안전장치(PSMㆍPorsche Stability Management)가 작동해 차량이 앞ㆍ뒤 바퀴가 밀리며 발생하는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를 확실히 억제했다. 포르쉐의 DNA가 강조된 911과 박스터로 같은 코스를 주행할 때는 보다 민첩한 주행이 가능했다.

브레이킹 코스는 가속력과 제동력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최고 500마력을 내는 911 터보 카브리올레를 타고 가속페달을 최대한 밟았다가 급브레이크를 잡았는데도 좌우로 핸들링이 가능했다. 왼발로 브레이크를, 오른발로 액셀레이터를 동시에 밟은 상태로 rpm(분당엔진회전수)을 3,800까지 끌어올렸다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 엔진에 터보 기능이 바로 작동하는 론치 시스템도 경험했다. 출발과 함께 몸이 앞으로 튕겨지는 게 느껴질 정도. 이렇게 하면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의 시간)도 3.7초에서 3.3까지 단축된다고 한다.

오프로드 주행에는 카이엔이 투입됐다. 구덩이를 통과하고 경사구간을 지나는 데 일반 도로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험로 주행을 위해 서스펜션을 조절한 덕분. 차체의 높이는 상황에 따라 최고 12㎝까지 변경됐다. 힐 디스턴트를 이용해 내리막 경사에서 브레이크를 잡지 않아도 차체를 제어해주는 기능까지 체험했다.

마지막은 전문 드라이버 옆에 동승하며 포르쉐의 참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911과 박스터, 파나메라에 타고 전문가가 주행하는 포르쉐의 성능을 오롯이 느꼈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 앞으로 매 짝수년마다 열릴 예정이다. 참가도 아무나 할 수 없다. 본사에선 철저하게 포르쉐 구입 의사가 있는 고객들만을 초청한다. 국내에선 영업사원들이 구매를 고민하는 사람만을 선택해 참여시킨다. 참가비 40만원(주말 60만원)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조원우 스투트가르트 스포츠 과장은 "철저하게 구매 가망고객만을 대상으로 포르쉐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행사"라며 "참가자의 10명 중 1명 정도가 구매하면 성공적인 행사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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