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부진한 개혁정책에 대한 기업인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8일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프랑스 산업연맹의 피에르 가타 회장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올랑드 대통령의 독단적인 정책이 기업들에 엄청난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며 "프랑스는 불길에 휩싸여 있다. 하루에 1,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푸조시트로엥ㆍEADSㆍ사노피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일간지 레제코에 공동 서한을 보내 "높은 세금과 과잉규제가 프랑스를 숨막히게 하고 있다"며 노동시장 유연화 등 추가 개혁을 촉구했다. 한마디로 올랑드 대통령의 경제개혁 작업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해 말 200억유로 규모의 법인세 감면안을 발표하고 노동시장 유연화를 추진했으며 최근에는 사기업 월급 규제안 추진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는 그 정도로는 경쟁국보다 한참 뒤떨어진 프랑스 기업의 경쟁력을 살리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 비금융기업들의 지난해 평균 매출액 이윤율은 25.7%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평균인 35.2%에 크게 뒤떨어져 있으며 자체적으로도 지난 198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재계는 법인세 감면혜택이 대기업에만 돌아가고 해외에서 경쟁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기업들은 정부 정책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에도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들이 정부가 200억유로 법인세 감면의 대가로 오는 9월까지 시행해야 할 연금개혁에서 기업들의 희생을 요구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자재 업체인 콤파니드생코뱅의 피에르 앙드레 CEO는 최근 정례 정재계 비즈니스 모임에서 "기업인은 가능한 한 불확실성이 낮아지기를 원하지만 이는 점점 커지고 있다"며 "그동안의 정책은 갈지(之)자 행보를 보여왔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재계의 이 같은 불만이 투자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국립통계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제조업 기업들의 올해 투자는 지난해에 비해 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1월 조사 때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는 결과에서 더 악화된 것이다. 그리고 이는 프랑스 경제를 더 깊은 수렁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의 5월 실업률은 10.8%로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경제성장률도 1ㆍ4분기 -0.4%를 나타내 기술적 침체기에 빠졌다.
상황이 악화됨에도 정부 측은 재계를 비난할 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피에르 모스코비시 재무장관은 8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경제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프랑스를 비난하는 이들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