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공과 논란] 국가경영혁신 이바지-파행감사 비난

감사원이 DJ정부의 개혁 전위대인가 표적사정의 나팔수인가.올 한해 한승헌 감사원장 체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각종 비리의혹사건에 대한 특별감사를 통해 국가경영혁신에 이바지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개혁분위기를 타고 직무범위를 뛰어넘는 파행감사의 한 해였다고 지적하는 소리도 들린다. 또 지난 8일로 취임 280일이 되는 韓원장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의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외풍에 흔들림없는 감사업무 수행에 바람막이가 됐다고 높이 평가하는 측도 있지만 역대 감사원장과는 달리 정치편향적 발언과 활동으로 감사원의 독립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않다. 감사원은 국민의 정부 출범후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12건의 특별감사와 20여건의 성과감사를 벌여 그동안 의혹이 제기됐던 각종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들춰냈다. 특히 공기업특감과 외환위기특감등 감사원은 비리적발 수준에서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한 차원 높은 감사성과를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감사원은 능력과 인적구조의 한계로 인해 안팎으로부터 강한 개혁압력을 받고 있다. 인사구조상의 문제로 감사결과를 최종 심의 의결하는 감사위원제와 현장에서 뛰고 있는 감사관의 능력에 대해 의문이다. 우선 현재 6명으로 구성된 감사위원(차관급)들은 다양한 의견과 폭넒은 의견수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반개혁적 인사가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6명중 2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판·검사출신으로 복합적인 정책사항을 심의하기에는 편중된 인적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회계감사와 직무감사(성과감사)의 구분에 대한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감사원측은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바로 직무이기 때문에 회계와 직무감찰은 칼로 베듯이 구분지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감사원이 정책성과감사를 통해 찬반논란이 있는 정책형성과정에 대한 감사에 치중함으로써 자칫 감사원의 권위와 신뢰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감사관의 능력과 자질도 도마위에 자주오르는 사안이다. 감사대상 업무감사 능력여부와 국책사업감사반 신성복(47) 부감사관이 서울시 지하철공사현장에서 금품을 받다가 서울시 암행감사반에 적발된 사례에서 보듯이 심심치않게 감사관들의 독직과 금품숫수등 비리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손방길 공보관은 『현 감사원 직원 대부분이 지난 72년 공개경쟁을 통해 채용된 우수자질로 인적구성만 보자면 어느때보다도 최고수준』이라며 『자체 감찰과 사전교육을 통해 감사관들의 비리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사자에게 강한 감사원」이라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올해 실시된 특감 대부분이 과거정권에 이루어진 사안을 다룬 것에서 보듯이 정권교체 때면 과거정권에서는 손대지 못한 대형비리사건을 들춰내고 있기 때문이다. 김중배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 대표는 『감사원 50년의 회계감사와 감찰이 더욱 공정하고 투명했더라면 남들이 지적하는 도덕적 해이와 투명성의 문제는 조금이나마 덜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장덕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