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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정부의 담뱃값 2,000원 인상폭을 낮추고 국세 인상분의 절반은 지방세로 돌리는 방향으로 접점을 모아가고 있다. 담뱃세에 신설되는 개별소비세(국세) 절반을 야당이 원하는 소방안전세(지방세)로 돌리는 것이다. 또 대기업의 비과세 감면혜택도 다소 줄이되 기획재정부가 강력히 희망하는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는 정부안에 준해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장하는 법인세 인상이나 최저한세율 인상, 탈세 제보 포상금 인상 등에 대해서는 기재부의 입장이 완강해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여야는 파생상품의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물리되 기재부가 원하는 20%가 아닌 10%선의 세율을 부과하기로 했다.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는 "오는 2016년 4월 총선을 치르려면 개신교와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는 의원들의 불만이 커 관철 여부는 미지수다.
27일 여야 지도부와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안전행정위 등에 따르면 여야는 정부의 담뱃값 2,000원 인상폭을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이 과정에서 지방재정 확대를 강조하는 야당의 주장을 반영해 국세인 개별소비세 중 절반을 지방세인 소방안전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대기업의 비과세 감면혜택 축소 문제는 투자·고용·연구개발(R&D)을 제외한 분야에서 야당과 협의하기로 했다. 야당은 "연간 4조원의 대기업 비과세 감면액 중 투자·고용·R&D를 제외해도 2조원"이라고 주장했으나 여당은 "경제활력의 불꽃을 꺼뜨릴 수 있다"고 맞서 결국 정부안에서 2,000억~3,000억원 추가축소하는 선에서 타협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그렇지만 정부여당은 야당이 원하는 법인세 인상(재벌감세 철회)에 대해서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고 경제에 나쁜 신호를 준다"며, 최저한세율 인상 문제도 "이미 최저한세율이 많이 높아졌다"며 적극 반대하고 있어 여야정 합의 가능성은 낮다.
고용과 배당·기업투자를 늘리기 위한 가계소득증대 3대 패키지 중 배당소득증대세제에 대해 야당이 "또 하나의 부자감세"라고 문제 제기를 하고 있으나 기재부가 완강하게 정부안을 고수하고 있어 정부안대로 통과될 확률이 높다. 사내유보금 과세도 정부안대로 수용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한 조세소위원은 "최경환 부총리의 트레이드마크가 돼 기재부가 결사적으로 통과시키려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탈세 제보자에게 제공하는 포상금 지급한도를 최고 20억원에서 100억원까지 높이자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기재부가 "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적극 반대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여야는 파생상품에 대해서는 기재부가 희망하는 거래세가 아닌 양도세를 부과하되 세율도 기재부안(20%)이 너무 높다고 보고 10%대에서 통과시킬 방침이다.
여야는 이와 함께 난임부부 시술에 대한 세제지원 강화, 법인택시사업자의 부가세 감면액 일부를 택시 감차 재원으로 활용 등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