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대타협 결렬 위기] 해고요건 등 핵심쟁점 의견차 못좁혀… 양보없인 논의 재개 쉽지 않을 듯

일각선 "노동계 협상력 극대화 위해 대표자회의 불참" 해석도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이 3일 브리핑을 통해 정부와 경영계가 전향적인 안을 갖고 다시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혔지만 사회적 대타협으로의 진전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노동계가 주장해온 5대 수용 불가 조항 중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요건 완화' 부분이 가장 큰 쟁점인데 소위 정규직 과보호론으로 대표되는 노동 유연성에 대한 노사정의 해법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와 재계는 근로계약 해지와 관련한 노사분쟁을 예방하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인력 운영을 위해 고용해지 기준과 방향, 요건을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용자가 업무성과가 낮거나 근무태도가 불량한 직원들을 보다 쉽게 전환배치하거나 퇴출 시킬 수 있는 길을 터주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회의가 무산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행법에도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해고가 불가능하며 근로자에게 불합리한 법 개선은 안 되도록 돼 있다"면서 "해고기준 완화가 아니라 명확하고 투명하게 해 다툼 소지를 없애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현재의 경우도 직장 내 따돌림 등 음성적인 방식으로 해고가 자유로운데 해고기준을 완화하면 고용불안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결국 어느 한쪽이 해고기준에 대한 양보 없이는 대타협이 풀릴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해 있다. 이와 함께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휴일 할증률, 탄력적 근로시간제 기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팽팽히 맞서 있다.

김대환 위원장은 "노사정이 조금 더 진지한 대화를 이어 나가면 대표자들이 결단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본다"면서 "처음 계획인 일괄 대타협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국노총이 대표자회의에 불참한 것에 대해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카드라는 해석도 나온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도 "경영계와 정부가 가져온 전향적인 안을 보고 논의 재개 여부를 판단하겠다"며 최종 협상결렬이 아님을 강조했다.

노사정 대타협이 결렬위기에 빠졌지만 그동안 의견접근을 이룬 부분도 많다. 대표적으로 소득 상위 10% 근로자들이 수년간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방향에 대해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얻어지는 재원과 정부의 재정지원을 합해 청년고용을 늘리고 대기업들은 하청기업들의 근로자 여건을 개선하는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공근로복지 지원 및 중소협력업체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복지사업 추진, 공공 부문 상시업무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등에 대해서도 합의 단계다.

박병원 경총 회장은 "이번 대타협은 노사가 대립하는 상황이 아니라 노사정이 힘을 모아 청년고용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기 위한 것인 만큼 노측도 대승적인 자세로 임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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