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마지막까지 왔다. 11일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 예선 7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1대0으로 신승한 한국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이란이 레바논을 꺾는 바람에 최종 8차전까지 가서야 본선 직행 여부를 가리게 됐다. 한국 축구가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까지 본선 진출을 확정하지 못하기는 지난 1993년 이후 20년 만이다.
A조 선두(4승2무1패ㆍ승점 14) 한국은 18일 오후9시 울산에서 열릴 2위 이란(4승1무2패ㆍ승점 13)과의 최종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기거나 무승부면 간단하지만 지면 복잡해진다. 이란전에 따른 경우의 수를 정리했다.
◇비겨도 조 1위=답답하긴 했지만 우즈베키스탄전 승점 3점이 컸다. 한국은 이란과 비기기만 해도 승점 15점이 돼 조 1위로 브라질에 간다. 이 경우 이란은 승점 13점, 카타르를 이길 가능성이 큰 우즈베키스탄은 승점 14점에 머문다.
변수는 최적의 베스트 11 구성. 박종우(부산)가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하고 김남일(인천)이 허벅지 부상으로 출전이 불확실해지면서 당장 허리에 구멍이 났다. 중앙 수비수 곽태휘(알샤바브)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부상을 입어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최강희 감독은 13일 선수단을 소집해 중앙 미드필드 라인에 새 그림을 그리는 등 이란전 대비에 돌입한다.
◇최악의 시나리오, 오만 깨고 우루과이 넘어야=이란에 질 경우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조 2위 자리를 두고 따져봐야 한다.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누른다고 가정하면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승점이 14점으로 같아진다. 카타르는 이미 탈락이 확정돼 의욕을 상실한 상황이다.
동률 시 따져야 할 것은 골득실. 현재 +7인 한국이 +1인 우즈베키스탄보다 절대 유리한 위치다. 한국이 이란에 한 골 차로 져도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6골 차로 대파하지 않는 이상 한국이 2위로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12일 이란이 이미 탈락한 레바논을 4대0으로 일축했듯 우즈베키스탄이 몇 골 차로 카타르를 두드릴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4대0으로 누르고 한국이 이란에 0대3으로 지면 한국은 3위로 떨어져 본선 직행이 좌절된다. 자바드 네쿠남의 두 골로 레바논전에서 대승한 이란은 곧바로 김해공항행 전세기에 올랐다. 통산 전적은 10승7무9패로 이란이 한국을 앞선다.
조 3위가 돼도 기회는 있지만 바늘구멍이다. 먼저 B조 3위와 9월 홈앤드어웨이로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여기서 이겨야 남미 예선 5위와 붙을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남미 5위와의 대륙 간 플레이오프는 11월 역시 홈앤드어웨이로 벌어지며 승자가 본선행 막차를 탄다. 현재 B조 3위는 오만, 남미 5위는 우루과이다. 오만은 지난 2003년 아시안컵 2차 예선에서 한국을 3대1로 이겨 '오만 쇼크'를 안겼던 팀이고 우루과이는 2010남아공월드컵 16강에서 한국을 2대1로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