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PDT(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소아마비·뇌수막염 예방접종을 받은 영아들이 잇따라 사망하자 복지부는 3개 백신의 사용을 잠정적으로 중단토록 지시했다.하지만 당시 전문가들은 백신기피 현상에 대해 약물의 부작용으로 영아가 사망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고 더 큰 부작용을 우려해 정상적인 접종을 권했다.
대한소아과학회 이기영(연세대의대교수)는 『예방접종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료행위인 만큼 반드시 소아과 전문의에게 접종을 받아야 된다』고 강조한다.
어린이들을 철저히 진찰하고 가족의 알레르기 병력 등을 조사하면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백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10여가지의 검사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후 시판된다. 따라서 백신기피는 정부가 안전성을 보장한 약품을 불신하는 셈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검증이 된 백신이라고 더라도 미국질병통제센터(CDC)에 의뢰해 한번 더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 방법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백신관리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시판되는 상품을 정기적으로 수거해 독성검사를 하거나 약효를 재평가하는 등 사후관리를 체계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의학적으로 안전성이 확인된 백신을 맞고 과민반응을 보여 사망할 확률은 100만분의1정도.
복지부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심의위원회」는 예방접종을 앞둔 부모들에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주의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접종전 발열이나 구토 증상이 있으면 전문의에게 알리고 접종뒤 바로 귀가하지 말고 최소 15~30분간 병원에서 상태를 확인한다.
또 귀가후에도 이상유무를 관찰하고 아이를 푹신한 담요위에 엎어 재우지 않으며 접종후 보채고 심하게 울거나 구토·미열 등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는다.
일부 전문의들은 국내에 도입된 헤모필루스 뇌수막염 백신은 무균성 뇌막수염에는 특별한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다. 뇌수막염이란 뇌와 척수를 싸고 있는 수막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 면역성이 약한 3~6세 어린이에게 많이 나타난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것은 세균성이 아니라 바이러스성이기 때문에 「무균성 뇌수막염」이라고 부른다. 특별한 치료책도 없고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자연회복 될 때까지 안정을 취하는 것이 상책이다.
두통과 고열을 동반하지만 1~2주 지나면 합병증 없이 저절로 낫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주위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책이다. 【박상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