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佛 3대은행 신용 일제 강등

EBA "유럽 은행들 1147억유로 자본확충 필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유럽연합(EU) 정상들의 첫날 회동 직후인 9일 프랑스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전격 강등, 재정위기를 진정시키려는 유로존 국가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무디스는 이날 BNP파리바와 소시에테제네랄, 크레디아그리콜 등 프랑스 3대 은행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했다. 무디스는 BNP파리바와 크레디아그리콜의 등급은 기존 Aa2에서 Aa3로, 소시에테제네랄은 Aa3에서 A1으로 각각 한 단계씩 낮추고 '부정적'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은행들의 자금조달 여건과 경제전망 악화로 유럽은행들의 경영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 무디스가 설명한 등급 강등 배경이다. 이에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8일 스페인의 방코산탄데르와 방코빌바오비스카야 등 15개 은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려 향후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지난 5일 S&P가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하기로 하고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날 유럽은행청(EBA)이 71개 유럽 은행들에 대해 발표한 스트레스테스트(자본건전성 심사) 결과와 함께 유럽 금융권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EBA는 유럽 재정위기가 시시각각 확산됨에 따라 유럽 은행들이 자본건전성 기준을 맞추기 위해 확충해야 할 자본금이 1,147억유로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10월 조사에서 EBA가 추정한 1,064억유로보다 8%가량 늘어난 수치다. EBA는 유럽 재정위기 상황에서 은행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역내 은행들이 오는 2012년 중순까지 핵심 자기자본비율(Tier 1)을 9%로 맞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은행별로는 스페인의 방코산탄데르가 153억유로. 이탈리아의 유니크레딧이 79억7,000억유로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독일 은행들의 필요자본은 이전 조사 당시 52억유로에서 131억유로로 급증했다. EBA는 대상 71개 중 자본이 부족한 31개 은행은 내년 1월20일까지 자본보강 계획을 제출하고 내년 6월 말까지 약속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 여건상 자금 마련을 위한 증자가 어려운데다 대출축소나 자산매각, 비용절감 등의 방법으로는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규모 자본확충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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