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뛰어넘어 신기록 러시… 악재 우려 깨고 증시 友軍 역할

국내 우량 기업들 실적 방어 지속…올해 실적 모멘텀 더욱 부각


당초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됐던 어닝시즌이 되레 증시에 우군(友軍)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4ㆍ4분기 기업들의 실적 뚜껑이 열리자 당초 예상을 뛰어 넘는 기록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증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의 경기 회복을 알리는 지표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1ㆍ4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추세가 더 확연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신기록 러시= 28일 삼성전자와 기아차, 삼성엔지니어링, KT, LG화학 등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은 한결같이 양호한 경영성적을 내놨다. 지난해 유럽 위기 등 악조건 속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것이다. 삼성전자는 국제회계(IFRS) 기준으로 지난해 154조6,300억원의 매출액과 17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특히 주가 영향력이 높은 통신부문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낸데다 지난해 4ㆍ4분기 부진했던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의 업황도 살아나고 있어서 주가에는 긍정적이다. LG화학 역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9조4,174억원, 2조8,304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순이익은 2조2,067억원으로, 2008년 1조원을 돌파한 지 불과 2년만에 두 배 가량 뛰었다. 기아차도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3조2,614억원, 1조6,802억원을 달성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도 2조2,543억원으로 사상 처음 2조원 고지를 밟았다. KT는 아이폰의 흥행을 배경 삼아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20조원을 돌파했다. KT는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6.7%, 117% 늘어난 20조2,335억원, 2조53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지난해 매출액이 5조2,994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211억원, 3,322억원을 달성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매출액 5조원 시대를 처음으로 열었다. ◇ 우려 높았던 4분기 실적, 외려 우군으로= 이처럼 국내 우량 기업들이 개선된 실적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당초 증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여겨졌던 4ㆍ4분기 실적 시즌이 오히려 든든한 우군이 되고 있다. 실제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까지 실적 발표를 한 기업 36곳의 4ㆍ4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105조9,039억원, 7조1,765억원으로 올초 추정했던 것보다 각각 2.99%, 2.15% 높았다. 영업이익이 올초 예상치보다 10.22% 줄긴 했지만 당초 우려에 비해 견조한 성적들을 내고 있는 것. 특히 고무적인 것은 이번 4ㆍ4분기 실적 발표가 국내 기업들의 퀀텀점프(대약진)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상장사(347곳)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0조7,84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09% 나 높다. 서명석 동양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단순히 환율 효과로만 치부됐던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추세가 환율 효과가 낮았던 지난해에도 지속됐다는 것이 새삼 다시 확인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질적 수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희 다이와증권 전무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과 얘기해 보면 국내 기업들의 4ㆍ4분기 실적이 생각보다 덜 나왔다고 하면서도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고, 미래 성장 동력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점 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 올 1ㆍ4분기 실적 모멘텀 확대= 4ㆍ4분기 실적이 증시에 우군으로 작용하면서 올 1ㆍ4분기 이후에도 실적 모멘텀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올 1ㆍ4분기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기업(308곳)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76조7,682억원, 23조7,699억원으로 연초 추정치 대비 각각 0.76%, 2.65% 높아졌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가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시장의 전반적인 관심은 현재 미국의 경기 회복 모멘텀인데 최근 긍정적인 신호들이 계속 나오면서 경기소비재 등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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