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만도 대표 연임에 제동

"주주가치에 반하는 행위" 반대 의결권 행사하기로
지분 탓 재선임 못 막을듯


국민연금이 신사현 만도 대표의 연임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다. 기금의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주주 가치에 반하는 행위를 한 임원에 대해 반대 의사를 적극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만도의 지분 구성상 신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높다.

6일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를 열고 7일 만도 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올라온 신 대표의 재선임 안건에 대해 신 대표의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의결권행사지침 제3호) 이력을 이유로 반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기금운용본부 준법감시팀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사안에 대해 투자위원회가 결정을 한다. 투자위원회에서도 판단이 어려운 안건에 대해서는 정부ㆍ사용자단체ㆍ근로자단체ㆍ지역가입자ㆍ연구기관 등이 추천한 8명의 의결권행사 전문위 위원들이 최종 결정을 내린다.

이날 회의에는 전체 위원 중 6명이 참석했으며 위원들은 만도가 100% 자회사인 마이스터를 통해 부실 모기업인 한라건설의 유상증자(3,385억원 규모)에 참여한 것이 장기 기업가치와 주주권익을 훼손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마이스터는 이에 앞서 2012년 1월 한라건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1차 유증(200억원)에도 참여한 바 있다.

현재 만도의 지분 구성상 신 대표의 재선임을 막기는 힘들어 보인다. 만도 측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주주 차원에서 의결권 행사를 꾸준하게 해오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특별한 입장은 없다"면서 "이사 선임 안건의 경우 전체 주주 중 4분의1 이상 참석에 과반이 찬성해야 하는데 한라그룹이 이미 25%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로부터 의결권을 위임 받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신 대표가 물러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만도의 최대주주는 ㈜한라로 17.29%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7.71%)과 신 대표를 포함한 특별관계자들이 8.71%를 들고 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주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만도의 경우 현재 중국 쪽에서 잘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 전망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요 기업의 주총에서 이사 및 감사 선임 안건 중 162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특히 현대모비스, SK C&C, SK네트웍스, SK이노베이션 등의 경우에는 의결권행사지침 제3호인 기업 가치 훼손 및 주주 권익 침해를 이유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