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코스피가 10일 장중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 밑으로 내려갔다. 코스피가 장중 2,0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7월9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7.43포인트(0.37%) 하락한 2002.80을 나타냈다. 지수는 1.79포인트(0.09%) 내린 2,008.44로 개장하고 나서 낙폭이 확대돼 오전 9시42분 1,995.35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 지표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시장에서는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당일 미국과 유럽 증시는 금리 인상 가능성 대두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탓에 모두 하락 마감했다. LIG투자증권 김유겸 연구원은 “7월까지만 해도 9월 금리 인상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최근 일주일 만에 상황이 변했다”며 “신흥국으로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불청객”이라고 말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기본적으로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이 계속 나가고 있다는 점이 외국인에 수급이 크게 의존하는 국내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2,000 안팎에서 코스피 지지선을 확인하는 한 주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거래일째, 3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8억원, 43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만 55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순매도를 나타내며 전체적으로 31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금리 인상 수혜주로 꼽히는 은행(1.06%)·금융업(0.51%)·보험(0.48%)을 비롯해 음식료품(2.47%), 통신업(1.19%), 의약품(0.45%) 등이 올랐다. 반면 기계(-2.41%), 화학(-2.16%), 섬유의복(-1.48%), 비금속광물(-1.31%), 건설업(-0.88%), 서비스업(-0.85%), 증권(-0.76%) 등 경기 민감 업종은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등락이 엇갈렸다. NAVER(2.40%), SK텔레콤(1.44%), 신한지주(1.30%), 삼성생명(1.00%), 현대차(0.72%), 현대모비스(0.49%), 기아차(0.48%), 아모레퍼시픽(0.25%), SK하이닉스(0.14%)는 상승했고 제일모직(-1.95%), 삼성에스디에스(-1.62%), POSCO(-0.77%), 한국전력(-0.59%), 삼성전자(-0.09%)는 하락했다. 2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실망감과 ‘오너 리스크’ 부각에 따라 롯데쇼핑이 5.82% 급락하는 등 롯데제과(-1.49%), 롯데케미칼(-4.57%), 롯데푸드(-0.88%) 등 롯데그룹주도 하락했다.
코스닥은 5거래인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시간 전 거래일보다 1.38포인트(0.18%) 내린 750.11을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3.11포인트(0.41%) 오른 754.60으로 출발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133억원, 30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만 21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넥스시장에서는 24개 종목의 거래가 체결됐고 거래대금은 1억8,000만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