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정부조직개편안을 놓고 ▲직권상정 ▲버티기 ▲야당에 양보론 등으로 나뉜 가운데 내분 양상까지 보이며 지도부 총사퇴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새누리당 일부 중진 의원들은 13일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안보위기 속에 국정이 표류하고 있는 현 상황을 '전시에 준하는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정부조직개편안의 직권상정을 당 지도부와 국회 의장단에 주문했다.
이인제 의원은 "대통령이 취임한 지 18일째인데 정부가 정상 출범을 못하고 있고 안보와 경제 상황은 너무 위중하다"며 "국회법에 전시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 직권상정을 할 수 있는데 국회의장이 판단할 상황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송광호 의원도 이 의원과 비슷한 의견을 냈다. 하지만 남경필 의원은 "정부조직법을 직권상정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다"면서 "불가능한 사안임을 말씀드린다"며 반대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계속 야당의 양보를 촉구하며 버티는 모습을 보였고 국회 선진화법 문제도 지적해 지난해 법안 처리를 주도한 바 있는 황우여 당 대표와 신경전을 이어갔다.
정몽준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야당도 문제지만 이런 정치위기를 초래한 데는 새누리당 책임도 없을 수가 없다"며 "당 지도부는 총사퇴한다는 각오로 책임감을 갖고 현재 위기를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민주통합당은 청와대와 여당을 싸잡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문병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이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향해 "강경하고 편향된 입장에서 야당을 압박하고 대통령 뜻만 따른다"면서 "새 정부의 원내대표라면 '꼴통본색' 이미지를 벗어나라"고 공격했다. 박홍근 비대위원도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미래창조과학부 문제에 대해 "타협ㆍ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박은 데 대해 "여당을 '쪼다여당'으로 만들고 야당을 '바보야당'으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부조직개편안 문제는) 안철수의 할아버지가 와도 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여야 간 정쟁만 격화되고 대화와 협상은 실종돼 꽉 막힌 정부조직개편안이 출구를 찾지 못하는 사태가 더욱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