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8일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주민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그런 점에서 필요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한 정부의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북측이 대북전단 문제를 대화 전제조건으로 내세워 위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표현의 자유를 들어 대북전단 살포에 직접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에 따라 주민 안전을 이유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류 장관의 언급은 기존 스탠스에서 다소 유연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그러나 류 장관은 “대북전단 살포행위는 남북관계 개선과 큰 관계가 없다”고 언급했다가 야당 의원의 질타를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은 “대북전단 살포 문제로 지난해 고위급접촉이 무산된 경우도 있는데 어떻게 관련이 없느냐”면서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정부가 묵인·방임하겠다는 기본적 태도를 그대로 가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통위는 이날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남북관계 개선을 훼손하고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우리 정부가 취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남북 당국 상호 비방·중상 합의 이행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의 대북전단 관련 표현이 전단 살포행위 자체를 중단시키는 방향으로 정부 조치를 촉구하는 뜻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남북관계를 훼손하고 주민안전을 위협하는 살포 행위에 대한 정부 조치를 촉구하는 뜻이 담겨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결의안이 처리됐다.
류 장관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당장 실현될 수는 없다”면서 “개최되려면 상당한 정도로 사전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대화에서) 이산가족 문제나 정상회담 등을 포함해 다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면서도 “정상회담이 열리면 획기적인 획을 긋는 정도의 의미를 가져야 한다”면서 충분한 사전협의가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남북 비공개 접촉 필요성에 대해 “당장 물밑에서 비공개로 하는 것은 전혀 없다”면서도 “여건이 마련되면 그런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남북관계 개선이 중요하지 방법론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소니 픽처스 해킹사건과 관련, 대북 제재 행정명령을 발동한 데 대해서는 “저희도 사전에 알았고, 협의의 토대 위에서 일이 이뤄졌다. 남북관계와 관련한 의견을 미측에 전달했다”면서 행정명령 발동 전에 한미간에 협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그는 이어 “(미 행정명령이)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가이익의 관점에서 취하는 것에 대해 서로 협의를 통해 추진하는 것”이라면서 “미측의 대북제재가 있어도 남북관계와 국익을 위해 우리가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국방백서에서 소형화 수준이 상당수준이라고 평가한 북한 핵무기에 대해 “핵무기 개발실태를 얘기하는 것이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남북 분산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남북관계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열려 있다”면서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