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미인 RYU

류현진 애리조나전 6이닝 3실점
한경기 병살 4개 구단 타이기록
타석선 3루타 1타점 만점 활약
QS 불구 불펜 난조로 7승 실패


'두 얼굴의 몬스터'가 메이저리그를 휘젓고 있다. '타자' 류현진(26ㆍLA 다저스)은 3루타로 9승 투수 패트릭 코빈(애리조나)을 무너뜨렸고 '투수' 류현진은 병살타 유도에서 구단 타이 기록을 수립했다.

◇병살 귀신 류=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실점했다. 2볼넷 2탈삼진에 투구 수는 100개(스트라이크 67개). 7승이 물 건너가 시즌 성적이 6승2패에 머물렀고 평균자책점은 2.72에서 2.85로 높아졌지만 안타를 11개나 맞으면서도 퀄리티 스타트(QSㆍ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지켜냈다.

평소보다 공이 좋지 않아 데뷔 이후 최다 안타(종전 10개)를 얻어맞으면서도 고비마다 병살타를 4개나 이끌어내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투수 한 명이 한 경기에 병살타 4개를 유도하기는 역대 다저스 구단 최다 타이 기록. 지난 2002년 8월10일 필라델피아전에서 오마르 달이 4개를 잡아낸 후 11년 만이다. 또 올 시즌 병살타 유도를 12개로 늘린 류현진은 이 부문 내셔널리그 공동 2위에 올랐다. 리그에서 가장 경제적인 투수들 중 한 명인 셈이다.

◇이러다 대타 부업할지도=다저스의 '물 타선'을 생각하면 돈 매팅리 감독에게 앞으로 류현진 대타 카드를 추천할 만하다. 이 경기까지 류현진은 타율 0.259(27타수 7안타)에 3타점 2득점을 올렸다. 안타 7개 중 3개가 장타다.

류현진은 이날 9번 타자로 나와 데뷔 첫 3루타를 뿜었다. 1대3으로 뒤지던 5회 말 2사 2루에서 2대3으로 따라가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린 것. 상대는 이날 전까지 9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1.98을 찍은 무시무시한 선발 투수 코빈이었지만 그의 시속 150㎞짜리 바깥쪽 직구를 류현진은 영리한 밀어치기로 이겨냈다. 애리조나 우익수 헤라르도 파라가 슬라이딩하며 타구를 놓치는 사이 류현진은 3루까지 내달렸다. 류현진의 '1인2역'에 팀 동료들과 홈 팬들은 기립 환호를 보냈고 류현진은 후속 타자의 적시타 때 동점 득점에도 성공했다. 류현진의 3루타 타격 장면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에 걸렸다. 그는 4월14일 3타수 3안타를 때렸는데 당시 상대도 애리조나였다.

이제 승수만 추가하면 되는 상황. 5회에 4대3으로 뒤집은 다저스는 그러나 7회 초 동점을 허용해 류현진의 7승을 날려버렸다. 이후 승부는 연장까지 이어졌지만 다저스는 12회 대거 4점을 내준 뒤 2점만 쫓아가 6대8로 졌다. 류현진으로서는 상대 선발 코빈에게 판정승을 거둔 게 위안이다. 코빈은 5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4실점은 코빈의 올 시즌 최다 실점 타이 기록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