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회장 단독 인터뷰, "KB, 외자 유치해 외국인 주주 경영참여 검토"

지배구조 개선·정부개입 차단 포석

/=연합뉴스

윤종규(사진)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전략적 투자자(SI) 성격의 외국자본을 유치해 외국인 주주를 경영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국민은행과 ING그룹, 하나은행과 싱가포르 테마섹의 제휴 모델처럼 외국인 주주를 활용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전략적 투자자 성격의 외국인 주주가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경우 외부의 입김을 차단할 수 있고 내부 경영진의 전횡도 견제할 수 있다. 이른바 주주 경영권을 회복해 '관치금융'에 시달려온 KB의 폐해를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취임한 윤 회장은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심야 단독 인터뷰에서 이 같은 복안을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취임 직전인 20일 밤에 이뤄졌으며 언론과의 장시간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윤 회장은 "과거 김정태 전 행장 때 국민은행에는 외국인 이사가 두 명 있었다. 한 명은 ING 파견이사였고 나머지 한 명은 맥킨지에 의뢰해 외국인 주주의 대변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사였는데 이들을 경영에 참여시켰다"며 "사외이사들과 지혜를 모아 이 같은 형태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해 보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또한 이 같은 윤 회장의 지배구조 개선안에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져 KB와 외국인 투자가 간 전략적 제휴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KB는 현재 67%가 외국인 주주이나 모두 재무적 투자자(FI)로만 구성돼 있어 'KB 사태' 과정에서도 전혀 경영에 개입하지 않았다.

그는 "KB의 지분구조 기본바탕이 개입 내지 간섭에 너무 익숙하다"며 "전략적 투자자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성격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으면 좋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KB는 이미 골드만삭스·ING 등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구축한 경험이 있다. ING는 1999년 합병 이전의 주택은행 지분 9.99%를 확보했고 이어 KB금융지주의 2대 주주로도 올라섰다.

윤 회장은 이와 함께 "순환근무제를 유연하게 적용해 한 곳에서 오래 근무하는 스페셜리스트를 키워야 한다"며 은행 인사 시스템을 혁신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KB의 고질적인 인사 청탁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일부 인사에게 경고를 줬다"며 강력한 근절 의지를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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