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다시 상승… WTI선물·유전펀드 투자자 유혹

환금성 높은 원유관련 ETF, 단기자금 운용에 적합
중장기 자금운용에는 유전펀드·유가연계DLS 추천
분리과세 유전펀드는 절세목적 투자자 관심 가질만





7월 들어 국제유가(WTI)가 1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19일에는 배럴당 108달러까지 상승하는 등 7월 이후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지속적으로 웃돌고 있다.

원유가격이 이처럼 상승하는 데는 이집트 시위 여파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감이 커진데다 원유재고 또한 7개월만에 최저치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원유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지난 5월부터 투기적 매수가 점진적인 증가세를 나타낸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하반기에는 조정국면을 보이긴 하겠지만 원유와 유전에 투자하는 상품들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면 조정기에도 원하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원유에 투자하는 상품으로는 우선 원유펀드와 원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있으며 국내에서 공모로 설정된 펀드는 2개가 있다. 2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15.24%)''삼성WTI원유특별자산 1[WTI원유-파생](A)(15.16%)'은 연초 후 수익률이 15% 이상이다.

원유관련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일반주식과 같이 매매가 자유롭고, 환매기간이 펀드보다 비교적 짧아 환금성이 높다. 국내 원유관련ETF는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이 유일하다. 이 ETF는 뉴욕상품거래소에 상장된 원유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일부 원유ETF도 편입하고 있다.

'삼성WTI원유특별자산 1[WTI원유-파생](A)'는 원유실물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가 아니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선물에 투자하는 펀드로 WTI선물가격변동에 따른 손익과 월물별 교체에 따른 손익 등으로 수익이 결정된다. 원유와 함께 국내 우량채권도 투자한다. 또한 달러에 노출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환헤지 전략을 취해 원ㆍ달러 환율 변동이 펀드 수익률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게 운용된다.

원유펀드는 WTI원유선물에 투자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식보다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유념해야 한다. 국제유가 상승을 예상하는 위험선호형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인 셈이다. 특히 파생형 펀드의 경우 원유선물을 추종하기 때문에 롤오버(만기 이월)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며 원유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라면 기업과 주가에 대한 개별적인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

유전사업개발 수익권과 지분에 투자해 배당과 자본이득을 추구하는 유전펀드도 있다. 유전펀드는 원유 판매대금을 기초로 배당금 수익을 분배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현금을 받을 수 있다. 폐쇄형이라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한국거래소에 상장되기 때문에 환금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게다가 펀드의 배당소득에 대해 액면가액 3억원 이하까지는 5.5%, 3억원 초가 분은 15.4%의 세율로 분리관세가 적용된다.

가장 최근에 나온 유전펀드는 '한국투자Parallel유전해외자원개발특별자산 1(지분)'다. 이 펀드는 해외자원개발사업법에 근거해 펀드를 설립했으며 미국 텍사스주 육상 유전과 가스전을 보유한 미국 패러렐사의 지분에 투자하는 구조다. 이 펀드는 7년 6개월 안에 분배금만으로 투자 원금 상당액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무역보험공사 해외자원개발펀드 보험과 삼성물산의 우선손실부담을 통해 지분 매입대금을 일부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구조가 안전하다.

이 펀드는 일정 기간 동안 청약을 받아 판매했던 단위형 상품이기 때문에 펀드를 구매할 수는 없지만 상장이 돼 있어 거래소를 통해 매매할 수 있다.

다만 유전펀드에 투자할 때는 유가 이외에도 매장량과 생산량, 환율 변동 등이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유가연계 파생결합증권(DLS)도 관심을 둘만하다. 이 상품은 원유가격이 일정한 수준까지 하락하지 않으면 사전에 제시한 수익률을 제시한다. 유가연계 DLS는 기초자산 대부분이 WTI와 브렌트유(영국 북해지역 생산 원유)선물로 구성되는데 두 기초자산의 가격이 하락해도 손실가격 범위 내에 있다면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에 따라 유가가 높은 장세에서는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하게 나타날 수는 있으나 박스권 장세가 예상되는 국면에서 투자하면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유가가 공급이슈와 계절적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에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하반기에는 OPEC 회원이 아닌 국가들의 원유 생산량 증가로 공급 리스크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여름 휴가철이 지나 정제소 가동률이 둔화되거나 원유 재고가 증가하면 급등하던 유가는 조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올 하반기 유가의 약세가 예상되는 만큼 유가연계 DLS를 통해 가격하락을 방어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별로 목적에 맞게 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장 연구원은 "단기자금을 운용할 목적이면 환금성이 높은 원유관련 ETF를 투자하고 중장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한다면 유전펀드와 유가연계 DLS에 투자하는 것이 적합하다"며 "유전펀드의 경우 분리과세가 되는 세제혜택이 있기 때문에 절세 목적의 투자자에게 더욱 알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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