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정부안제출… 격돌 예상/야권 “강행처리땐 저지” 입장

◎예산안·제도개선 등과는 연계 않기로/신한국 “경제회생위해 통과 전력” 확인정부와 신한국당이 노동법 개정안을 10일 상정함에 따라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여야간에 막판 격돌이 우려된다. 야권은 특히 신한국당이 노동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할 경우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노동법 개정안 처리문제가 정기국회 막바지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야권은 이번 노동법 개정문제를 최근 협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내년 예산안 처리와 제도개선 쟁점, 추곡수매가 인상 등과는 가급적 연계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국당은 지난 8일 고위당정회의를 통해 당초 방침을 바꿔 노동관계법 개정을 이번 회기중에 처리키로 의견을 모은데 이어 9일 고위당직자회의와 확대당직자회의를 통해 이같은 결정을 재확인했다. 이홍구 신한국당 대표는 이날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할 최우선 과제는 경제를 회생시키는 것』이라며 『이번 주에 노동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이를 처리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국당은 이에따라 물리적으로 시일이 촉박한 이상 원내총무단으로 하여금 노동법 개정안 처리 일정과 절차상의 어려운 점을 극복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토록 하는 한편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당내 공감대를 넓힐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 민주당 등 야권은 이번 회기중 노동법 개정안 처리를 강력 저지키로 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김대중 총재 주재로 긴급당무회의를 열어 「노동관계법 회기내 처리 불가,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 방침을 재확인하고 노사양측에 파업과 직장폐쇄 등 극한행동을 자제토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는 노사합의에 의한 노동법 개정과 국제기준에 맞는 노동의 자율성 보장, 회기내 처리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뒤 충분한 국민적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노동법 개정안을 처리하자는 당론을 확정했다. 자민련도 이날 김종필 총재 주재로 긴급당무회의를 열어 노동법 개정안 연내 처리를 적극 저지하는 한편 정리해고제 도입 등 노사간에 극심한 논란을 빚고 있는 쟁점사항에 대해 충실한 심의 후 내년 임시국회에서 논의해 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 자민련은 특히 당소속 이긍규 국회환경노동위원장을 중심으로 공청회 개최 등 국회 차원의 의견수렴 과정을 밟아 노사간의 원만한 합의점을 모색한 뒤 내년 임시국회에서 이를 처리하는 방향으로 유도키로 했다. 민주당도 이날 이기택 총재 주재로 총재단회의를 갖고 이번 정부가 발표한 노동법 개정안은 너무 졸속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국회에서 충분한 심의를 거쳐 보완책을 마련한 다음 처리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당론을 확정했다. 따라서 신한국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단독 처리할 경우 야권이 실력저지로 맞설 가능성이 높아 여야간에 몸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황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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