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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스마트폰·TV 등 세계 1위 상품들을 줄줄이 만들어낸 삼성의 저력은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서 나온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초 "불황기일수록 기회는 많다.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자"며 신기술과 신시장 발굴을 위한 선제적 R&D 투자를 독려했다. 경영 환경이 어렵더라도 R&D 투자만큼은 놓지 않겠다는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지금의 삼성을 세계 속에 우뚝 서게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생활을 실현하는 각종 기기(디바이스)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해 사업 모델을 만들고 여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 △매출 4,000억 달러 달성 △IT 기업 압도적 1위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세웠으며 시설투자·R&D·특허·인수합병(M&A)·마케팅·인적자원 등 6대 중점 분야를 육성하고 있다.
시설투자의 경우 삼성전자는 지난 4년 간 46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올 상반기 중 완공을 목표로 서울 우면동에 짓고 있는 첨단 R&D센터는 연면적 33만㎡(10만평), 6개동으로 디자인·소프트웨어(SW) 관련 인력 약 1만여명이 근무하게 될 예정이다. 우면 R&D센터는 기존의 딱딱한 연구소가 아닌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에 친환경 시설을 갖춘 첨단 시설을 적용함으로써 최적의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휴대폰부문 제2의 도약을 위해 2013년 6월부터 경기도 수원 디지털시티 내 '모바일연구소(R5)'를 가동, 그동안 사업장 안에 흩어져 있던 1만명의 휴대폰 R&D 인력을 모아 차세대 모바일기기 개발을 위한 협업에 한창이다. 같은 해 11월에는 수원 사업장 2단지 내에 삼성전자·삼성SDI·제일모직 등이 참여하는 전자소재 연구단지를 열었고 지난해 3월에는 경기도 화성에 부품연구동을 만들어 부품(DS)부문 R&D 분야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 내에 평택고덕산업단지에 15조6,000억원을 들여 2017년 하반기 본격 가동을 목표로 반도체 신규 라인을 신설한다. 평택고덕산업단지는 총 283만㎡(85만5,000평) 규모로 삼성전자는 이중 79만㎡(23만8,000평)을 먼저 활용해 인프라 시설과 첨단 반도체 라인 1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R&D캠퍼스를 올해까지 완공해 반도체 관련 핵심기술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R&D 투자액은 2010년 9조4,000억원에서 2013년 14조7,804억원, 2014년 3·4분기까지 11조4,123억원으로 증가했고 글로벌 R&D 직원 수도 같은 기간 5만명에서 6만9,000여명으로 늘었다. R&D 투자 확대가 회사 성장의 밑바탕이 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1~2년 내에 시장에 선보일 상품화 기술을 개발하는 각 부문의 산하 사업부 개발팀 △ 3~5년 후의 미래 유망 중장기 기술을 개발하는 각 부문연구소 △미래 성장엔진에 필요한 핵심 요소·기술을 선행 개발하는 종합기술원 등으로 R&D 구조를 크게 3개 분야로 체계화해 운영 중이다. 특히 종합기술원은 삼성전자의 중앙연구소로 주력사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 등 전사 차원에서 유망 성장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미국·영국·러시아·이스라엘·인도·일본·중국 등 지역에 삼성전자의 연구개발 조직이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R&D 기술을 특허로 보호하고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2010년 IP(지식재산)센터를 신설하고 국가별로 관련 조직을 만들어 특허 분쟁 등에도 대응하고 있다. 2013년 한 해 동안에만 국내특허 7,643건, 해외특허 1만1,289건을 각각 출원했으며 미국에서 4,676건의 특허를 취득해 2006년부터 IBM에 이어 8년 연속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허 대부분은 스마트폰과 플래시메모리, 시스템LSI 등에 관한 것으로 전략사업 제품에도 활용할 뿐만 아니라 유사한 기술·특허 난립을 막고 경쟁사를 견제하는 역할도 맡는다. 또 미래 사업 진출을 대비한 신소재와 차세대 무선통신 관련 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스마트폰과 TV 등에 적용된 고유한 디자인을 보호하기 위해 2013년 미국에서 516건에 이르는 디자인 특허도 취득했다.
디스플레이·전기·SDI도 R&D '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삼성SDI 등 그룹 내 전자계열사들도 활발한 연구개발(R&D) 활동을 통해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3년 1조7,170억원, 지난해 3·4분기까지 1조1,050억원을 R&D에 투자해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을 진행했다. R&D 투자의 결실로 지난해 세계 최대 크기인 105인치 커브드(곡면) 초고화질(UHD) TV용 패널을 내놓는 등 초대형·UHD 커브드 패널 생산을 통해 삼성전자의 9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뒷받침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와 웨어러블(착용형) 커브드 디스플레이 등도 잇따라 개발함으로써 미래 성장 기반을 탄탄히 했다. 삼성전기는 R&D 투자로 재료·회로·공정·광학·정밀가공·무선 등 응용기술을 심화해 칩 부품과 기판 카메라 모듈, 파워·모터·통신모듈 등의 사업을 세계 일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마트시계용 메인보드와 1,600만 화소 광학식 손떨림보정(OIS) 카메라 모듈 개발에 성공해 웨어러블 기기 다양화에 대비하고 스마트폰의 성능을 한층 끌어올렸다. 초경량·고출력의 핸디형 청소기용 모터와 사물인터넷(IoT)용 스마트조명 시스템 플랫폼 등도 삼성전기의 R&D가 만들어낸 작품으로 꼽힌다. 삼성SDI는 에너지솔루션 부문에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의 혁신을 가져올 대용량·고출력 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들어가는 전력 저장 기술과 화석에너지 대체 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재료부문의 경우 인수합병(M&A)을 통해 R&D 역량을 끌어올렸다. 2013년 인수한 OLED 소재업체 '노발레드'는 전체 직원의 60% 이상이 R&D 전문인력이다. 삼성SDI는 노발레드의 OLED 소재 효율 극대화 기술을 제조에 활용함으로써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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