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자원공사 직원들은 지난 6월 대한석탄공사의 몽골 훗고르 탄광을 찾았다. 석탄공사의 첫 해외사업인 훗고르 탄광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훗고르 탄광은 2011년 9월부터 생산작업에 착수했지만 판매처 미확보 등으로 생산중단 상태였다. 광물자원공사 직원들은 훗고르 탄광의 경제성을 분석해 지식경제부에 보고했다. 사실상 '감사'를 한 셈이다.
공기업이 공기업을 감사했다.
8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석탄공사의 해외사업이 잘 되는지 광물자원공사에 의뢰해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탄광개발을 위한 특수목적회사(SPC)인 한몽에너지개발에서 판매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도로 등을 추가로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 석탄공사의 지급보증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해왔기 때문이다. 석탄공사 컨소시엄은 한몽에너지개발의 지분 51%를 갖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자본잠식인 석탄공사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고 있는 것인지 알 필요가 있었다. 현지사업을 위한 석탄공사의 추가적인 재무부담은 문제가 커질 수도 있어서다. 광물자원공사는 해외자원개발 경험이 많은데다 다른 기관이기 때문에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감사' 결과는 좋았다. 광물자원공사는 생산가격은 톤당 26달러인데 판매가는 37달러에 달하고 탄질도 좋아 경제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보고서는 6월 말 지경부에 보고됐다.
하지만 석탄공사 입장에서는 뒷맛이 개운하지 않았다. 정부의 믿음을 얻지 못한 채 다른 공기업으로부터 사실상의 평가를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석탄공사의 한 관계자는 "광물자원공사의 경제성 평가에 대해서는 공사가 달리 할 말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