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에 대한 투자로 6년여 만에 9,000억원 상당의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이 텡게화에 대한 20% 평가절하에 나서 국민은행의 투자손실도 더 커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투자했던 BCC의 장부가가 6년여 만에 9,000억원대에서 54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국민은행이 평가한 장부가는 680억원이었다.
140억원가량 투자손실이 커진 것은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이 텡게화를 20%가량 평가절하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 BCC 지분 41.9%를 9,392억원에 매입해 현재 2대 주주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2008년에 매입한 BCC 지분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져 8,800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그동안 손실분을 반영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추가 손실분은 적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BCC가 텡게화 평가절하로 악영향을 받고 있지만 경영상의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지에서는 한 법률회사 직원이 카자흐스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BCC를 비롯한 몇몇 현지은행의 부도설을 퍼뜨렸다가 검찰당국의 수사를 받았다.
갑작스럽고 큰 폭의 텡게화 평가절하로 은행의 부도설이 확산되면서 BCC를 비롯한 현지 은행에서 예금인출에 나서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카이랏 케림베토프 카자흐 중앙은행장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소문은 거짓이며 국내 금융 시스템을 어지럽히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그는 "개인예금은 정부가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BCC의 상황이 악화하더라도 추가 유동성 공급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BCC 개별 은행의 문제가 아니라 카자흐스탄 금융 시스템의 문제인 만큼 증자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상황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BCC의 충당금 적립률은 130%로 110~116%에 불과한 다른 은행보다 높으며 예대율도 안정적"이라면서 "외화예수금 등 달러표시 자산을 외화부채만큼 갖고 있기 때문에 평가절하로 인한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