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은 시끄럽다ㆍ수입차 내비는 불편ㆍ직물시트 얼룩 걱정… 이젠 모두 옛말

●디젤차, 소음·진동 개선… 연비·가속력 우수
●수입차 내비, 국산 장착 많고 국내 개발 지도 사용
●직물시트, 첨단소재에 탈부착 쉬워 세탁 가능

직물시트가 장착된 폭스바겐 폴로의 내부 모습. /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

현대차의 '더 뉴 아반떼'. 국산 디젤차도 소음ㆍ진동이 예전에 비해 대폭 준 것이 특징이다. /사진제공=현대차

강산은 10년 만에 변하지만 자동차 업계의 변화는 2, 3년이면 몰라볼 정도로 빠르다. 기술의 발전과 소비자의 차량 선택 기준 변화 등이 맞물리면서 디자인은 물론 성능 등에서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수 년 만에 차를 바꾸면서도 과거 편견 때문에 불필요한 고집을 부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디젤차와 직물시트, 비 순정부품과 내비게이션 등에 대한 대표적인 편견을 꼽아 봤다.

◇"디젤차는 소음이 거슬려서…"

이제 알 만한 사람은 안다. 디젤차의 소음이 예전만큼 거슬릴 정도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는 수입 디젤차가 국내 디젤차 시장을 키워 놓은 덕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팔리는 수입차 중 60% 이상이 디젤차다. 덕분에 디젤차가 생각만큼 시끄럽거나 덜덜거리지 않고, 휘발유 차량에 비해 장점도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소비자도 늘어났다. 디젤차는 연비와 순간 가속력 등이 우수하다.

국산 디젤차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현대차는 디젤로 출시됐던 '더 뉴 아반떼'에 고급 사양을 더한 '더 뉴 아반떼 디젤 프리미엄'을 최근 선보였다. 현대차 측은 "더 뉴 아반떼 디젤 모델은 휘발유차 수준으로 소음ㆍ진동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쌍용차의 '뉴 코란도 C' 역시 상당한 수준까지 소음ㆍ진동을 줄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수입차 내비는 불편하다

수입차의 내장 내비게이션은 한동안 운전자들을 괴롭히기로 악명이 높았다. 지도 보다 내비게이션을 보고 운전하는 데 길들여진 요즘 소비자들에겐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것도 옛말이다. 국산 내비게이션을 장착해 출시되는 수입차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토요타는 지난 2012년부터 아틀란 맵을 사용하는 LG전자의 내비게이션을 장착해 국내에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한국에서 개발한 지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더 이상 '수입차 내비'를 탓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 외에 푸조는 파인드라이브, 시트로엥은 아틀란 맵을 사용한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미니의 일부 차종에는 현대모비스와 공동 개발한 내비게이션이 들어갔다. LG유플러스의 'LTE 스마트카' 서비스도 적용돼 스마트폰의 모든 영상과 음성을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무선 전송해 감상할 수도 있다.

◇무조건 가죽시트가 최고일까

얼마 전 자신의 폭스바겐 골프 차량에 친구들을 태운 박지원(37)씨는 친구들로부터 "돈 더 주고 가죽시트로 하지 그랬냐"는 핀잔을 들었다. 신형 골프에는 직물시트가 적용돼 있다.

이전까지 한국 시장에서 직물시트는 가죽시트에 쓸 돈이 없는 이들의 선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실용적인 요즘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무조건 가죽'을 외치지 않는다. 가죽은 관리가 게으르면 금방 주름지고 헤지는 데다, 여름엔 뜨겁고 겨울엔 차가워 싫다는 이들도 많다.

직물시트 자체의 품질도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먼지가 덜 나는 '우븐(Wooven)' 소재의 시트를 소나타급 이하의 차종에 기본 시트로 적용하고 있다. 올해 연말에 출시될 르노삼성의 QM3처럼 지퍼로 탈부착이 가능해 더러워졌다 싶으면 세탁기로 빨면 그만인 시트도 있다.

실용적인 해외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직물 시트를 국내 출시 차량에 그대로 적용하는 수입차들도 많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신형 골프와 폴로, 시로코에 적용된 직물시트는 코팅이 돼 있어 얼룩에 강하고 오히려 가죽보다도 견고하다"고 설명했다.

◇순정을 지킬 것이냐, 말 것이냐

'순정'과 '비 순정'은 천지 차이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그렇지만도 않다.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녹색소비자연대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에서는 순정 자동차 부품과 비 순정 부품의 품질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격은 순정이 비 순정보다 최고 2배까지 비싼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아반떼용 에어클리너의 경우 현대모비스 제품은 평균 1만9,556원이지만 비 순정 제품은 1만667원으로 반값에 가까웠다.

이 때문에 무조건 순정 부품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한 관계자는 "어감이 부정적인 '비 순정'이라는 용어부터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순정'과 '비순정' 대신 '주문자생산(OEM) 부품'과 '규격품'으로 부르자는 목소리도 높다. 다만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는 "순정부품은 차량 생산이 중단된 후에도 8년 간 전국 곳곳에 공급돼야 하는 만큼 가격 차이가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또 "순정부품은 자동차의 설계ㆍ제작 단계에서 만들어진 부품과 같기 때문에 최적의 성능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