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태풍에 결국… 한국에 감도는 공포
태풍 때문에… 농업재정 펑크볼라벤 등 재해 보상금 탓에농재보험기금 1600억 적자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올해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볼라벤 등 기상재해의 여파로 결국 정부의 농정 재정에 펑크가 나게 생겼다. 대형 재해에 대한 농민 보상용으로 정부가 적립해온 농어업재해재보험기금이 올해 무려 6,000억원에 육박하는 피해보상액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본을 거의 다 까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 따르면 농재보험기금이 올해 태풍 등에 따른 거액의 보험금 지급액으로 1,607억8,300만원의 적자를 내게 됐다. 이는 지난해 말 현재 적립된 1,647억5,000만원을 거의 다 쏟아 부어야 충당되는 규모다.
이 같은 상황이 생긴 것은 올해 태풍 등 각종 재해로 피해 농어가에 지급될 보험금이 무려 5,827억원에 달하는 탓이다. 지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농작물재해보험으로 지급된 총액(4,328억1,600만원)을 합친 것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다.
보험금 지급 원인을 구분하면 ▦8월 태풍 볼라벤 및 덴버 3,740억원 ▦1~7월 우박ㆍ폭염 등 1,692억원 ▦9월 태풍 산바 240억원 ▦10월 이후 동상해 등 155억원이다.
정부는 이 중 민간보험 지급한도를 넘어선 3000억원의 자금을 농재보험기금으로 충당할 예정인데 이는 당초 정부가 계획했던 지급 추정치인 80억원의 무려 40배 가까이 되는 규모다.
이에 따라 농림위는 "(농재보험기금) 당기순이익이 약 1,608억원 감소해 자본규모도 약 46억원으로 줄어들어 기금 고갈이 우려된다"며 "현재의 재보험금 지급 증액, 여유자금 감소 등을 반영해 2013년도 기금운용계획안을 전반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농재보험은 민간보험사들이 농민 등의 재해대비용 상품으로 출시한 농어업재해보험 손실에 대비한 일종의 보호벽 차원의 재보험이다. 농정 분야 전문가들은 비록 농재보험이 막대한 보상금으로 자본손실을 입더라도 농민들이 스스로 민간 재해보험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기능이 더 커 결과적으로는 재난 피해에 대한 국가재정 지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기금 증액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