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열차탈선이나 지하철역 화재 대응 훈련은 장소와 내용이 공지되지 않는 기습형태로 진행된다.
국토교통부는 도로·철도·건물 사고 등 재난 상황별 대응 매뉴얼을 전면 개편했다고 15일 밝혔다.
먼저 재난대응 훈련방식은 훈련을 할 시간과 기관·장소를 미리 통지한 뒤 진행하는 '예고형 훈련' 대신 정확한 시간이나 장소, 재난 상황 등을 불시에 제시하고 대응 체계를 점검하는 '기습형 훈련'으로 바뀐다. 예를 들어 현재는 '5월21일, A역에서 탈선사고 훈련예정임'을 사전 통지해 장비와 인력 등을 미리 준비해 세부 시나리오대로 진행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5월19~23일 중 훈련이 있음을 전 역에 통보할 뿐 대상역과 훈련유형은 통보하지 않는다. 실제 훈련은 제시된 3일중 하루 B역을 찾아가 화재사고를 통지하고 실제 대응상황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미리 준비된 장비와 시나리오에 따라 벌이는 훈련은 실제 사고 대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는 폐 도로나 철도역 등에 상시 훈련장을 마련하고 과거 재난사례를 토대로 구성한 훈련 프로그램을 반복해 숙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시 훈련장은 지역주민이나 학생에게 체험장으로도 개방될 예정이다.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재난 초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개인별로 필요한 최소한의 임무를 선별해 조치 완료에 필요한 시간도 함께 명시된다. 예를 들어 도로 터널 화재사고에 대한 매뉴얼에는 현장 관리소에 2명이 근무하다가 화재가 발생하면 한 명은 곧장 현장으로 출동해 인명 구조와 화재 진압에 나서고 다른 한 명은 사고 상황을 119나 112에 신고한 뒤 지휘체계에 따라 상황을 전파하도록 했다. 이 조치는 10분 안에 마무리돼야 한다.
국토부는 이 매뉴얼을 현장 담당자가 실제 재난현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9월까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앱에는 신속한 상황 전파를 위한 기능도 담긴다. 건물 붕괴와 건물 화재, 터널 화재, 수해 등 재난상황별 메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누르면 현재의 위치와 수신인이 자동으로 지정되는 문자메시지 창이 뜬다. 현장 담당자는 이 창에 사고 상황과 인명 피해 상황 등만 추가로 입력한 뒤 '전송' 버튼을 누르면 112, 119는 물론 상급기관에 자동으로 재난 상황이 전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