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여풍(女風)이 한국수출입은행에도 몰아쳤다.
수출입은행은 31일 전체 책임자급 승진 대상자 절반 이상을 여성 직원으로 채우는 내용의 2014년 상반기 정기인사를 1월 2일부터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여성 인력의 약진이다. 이현정(43) 남북협력사업부 부부장은 여성 직원 최초로 조직예산팀장에 발탁됐다. 조직예산팀장은 기관 전체의 예산과 부서 간 업무조정 등을 책임지는 핵심 직책으로 그간 남성 직원들이 독식해왔다. 홍콩 현지법인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에도 3명의 여성 직원들이 파견된다.
이번 인사에서 전체 책임자급 승진 대상자 중 절반이 넘는 14명(54%)이 여성 직원으로 채워졌다.
김용환 수은 행장은 "사회 전분야에 걸쳐 여성 인력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며 "수은도 남녀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 여성 인력 활용과 조직 전체 발전을 지속적으로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권 인사에서는 여성 인력 돌풍이 불고 있다. 올 초 한국은행 62년 역사상 첫 여성임원인 서영경 부총재보가 탄생했고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금융권 역대 최초의 여성 은행장이 됐다. 하나금융그룹에서도 4명의 여성 임원이 승진했고 신순철 신한은행 부행장보가 은행의 첫 여성 임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