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순익 1조 전망에도 웃을 수만은 없네… 삼성화재의 딜레마

보험 특성상 많은 이익 눈총
맏형 삼성생명 실적도 부담

'좋아할 수도 없고 싫다고 할 수도 없고.'

삼성화재가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달성을 눈앞에 두고 딜레마를 겪고 있다. 손해보험사라서, 또 삼성금융계열사 일원이어서 겪을 수밖에 없는 딜레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3·4분기 말까지 삼성화재의 누적 순이익은 7,0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13년1월~9월) 5,757억원보다 21.8%가량 증가했다. 실적호조 흐름은 상위 손보사들도 비슷해서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늘었다. 특히 이 같은 흐름대로라면 삼성화재는 창사 이래 최초로 연간 순이익 1조원 돌파도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를 대하는 삼성화재의 속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주변에서는 4·4분기 집중적인 비용 떨기로 연간 순이익이 1조원에 도달하는 일만큼은 저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두 가지 이유 탓이다.

보험이라는 산업적 특성이 첫손에 꼽힌다. 국가기반산업 성격이 짙은 보험산업에서 많은 이익을 냈을 경우 뒤따를 사회적 비판이 부담스럽다. 특히 많은 보험사가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우려를 제기하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또 올해 호실적이 역기저효과로 이어져 실적등락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삼성금융계열사의 맏형인 삼성생명의 존재도 버겁다. 삼성생명을 넘어서거나 필적하는 실적을 내는 것은 일종의 금기사항이다. 삼성생명의 3·4분기 말 현재 누적순익은 1조1,950억원. 그러나 여기에는 6월 삼성물산 주식 747만주를 처분하면서 얻은 일회성 이익(3,614억원)이 포함돼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전자와 함께 삼성그룹의 양대 축으로 그룹 내 위상이 확고하다"며 "여기에 보험사가 많은 이익을 낸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커 실적이 좋아도 대놓고 좋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