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금싸라기 땅인 삼성동 한전부지를 둘러싼 '전(錢)의 전쟁'이 막을 올렸다. 외국 기업의 참전은 사실상 제한돼 재계 1·2위 기업인 삼성과 현대차의 자존심을 건 입찰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29일 서울 강남 본사 및 부지의 매각공고를 내고 다음달 17일까지 최고가 입찰 경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최소 입찰액(감정가)은 3조3,346억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 기준 장부가액(2조73억원)보다 1조3,000억원가량 많은 금액이어서 최종 낙찰 가격이 주목된다. 현대차가 수차례에 걸쳐 강력한 인수 의지를 밝힌 가운데 삼성이 본격 가세할 경우 최종 낙찰가액은 4조원대 이상으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입찰 응찰자가 하나라서 유효경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재차 공개매각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한전은 이날 매각공고에서 외국 기업을 비롯한 해외 자본이 단독으로 부지 입찰에 참여할 수 없도록 자격제한을 뒀다. 부지 인수를 희망하는 외국 기업은 국내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응찰해야 하며 이때에도 지분비율이 50%를 넘겨서는 안 된다. 한전 관계자는 "국부유출 논란이 일 수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