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4시간 한계 극복하고 매출 늘리자"

홈쇼핑 '시간절약 프로' 확대
빠른 구매결정 이끌어내는 '숏 피티' 잇달아
10분간 생필품 판매 '도깨비 찬스' 도 도입

강남일 GS홈쇼핑 PD는 방송이 시작될 때마다 ‘이미 10분 전 방송이 시작됐고 이제는 주문이 시작될 때’라고 습관적으로 자기 암시를 건다. 상품 소개에 속도를 내 주문전화가 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TV홈쇼핑 업체들에게 시간은 곧 돈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판매 상품을 늘리려면 진열대와 매장을 확대하면 되지만 홈쇼핑에게는 하루 24시간이 유일한 진열대이자 매장이다. 방송시간의 제약에서 자유롭지 못한 홈쇼핑들이 하루 종일 소개하는 상품 아이템은 20개 남짓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홈쇼핑 업체마다 이 같은 시간상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많은 상품을 소개하기 위한 노력들이 분주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GS홈쇼핑은 ‘숏 피티(short PT)’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방송 중 상품을 소개하고 주문전화가 걸려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해 상품 구색과 매출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투데이 서프라이즈’, ‘똑소리 살림법’, ‘101호는 특별해’ 등이 대표적인 ‘숏 피티’ 프로그램이다. 빠른 구매 결정을 이끌어내는 ‘숏 피티’ 프로그램의 비결은 상품을 소개할 때 기승전결의 원칙을 버리고 방송 시작과 함께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상품의 핵심 혜택을 소개하는 것. 이에 따라 기존 1시간 프로그램의 경우 상품 소개 후 약 15분이 지나 주문이 시작되고 40~50분 후 주문이 정점에 이르지만 ‘숏 피티’ 방송은 방송 후 7~8분이면 주문이 이어져 20~30분 후 정점에 달한다. CJ홈쇼핑은 10~12분의 짧은 시간 동안 생필품을 판매하는 ‘도깨비 찬스’ 프로그램을 이달 중순부터 대폭 확대한다. 이 프로그램은 일반 판매상품이 예상보다 빨리 매진됐을 때 빈 시간을 메우기 위해 편성하는 스팟성 프로그램이었지만 앞으로는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에 주 5회 이상 고정 편성할 계획이다. CJ홈쇼핑은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존에 1시간 방송하던 프로그램을 40분으로 줄이거나 한 프로그램에서 2~3개의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상품 수를 늘리고 있다. 박관수 CJ홈쇼핑 PD는 “짧은 프로그램은 고객이 생각할 시간을 최대한 줄여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20분짜리 식품, 의류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원래 한 시간 동안 판매하는 ‘윤상섭 일품 LA갈비’(6만9,900원)를 20분으로 줄여 방송해 평소보다 20% 높은 5,2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홈쇼핑은 통상 60분 동안 진행하는 의류 방송을 10~20분으로 시간을 나눠 다량의 상품을 빠르게 노출하는 릴레이식 판매를 통해 매출을 20% 가량 끌어올렸다. 롯데홈쇼핑은 또 60분 방송에서 고구마와 김치를 함께 판매하거나 쌀과 김치, 갈치 등 연관성 있는 식품 2~3가지를 함께 편성해 상품 수를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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