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서민신용보증기금을 통한 서민 지원이 성공하려면 금융권에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는 은행들의 속성상 보증을 통해 신용 보강을 해주더라도 서민대출 확대에 인색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융감독당국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 및 저축은행들은 지난 24일 한나라당이 내놓은 서민신용보증기금을 통한 서민대출에 원칙적으로는 공감하면서도 서민대출채권 발행허용, 규제완화, 대손충당금 적립규제 완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나라당의 방안은 총 5,000억원의 서민신용보증기금을 조성해 총 7조5,000억원의 대출재원을 마련, 저신용자에게 연 10%의 금리로 5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는 계획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서민 지원이라는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매우 바람직하지만 기본적으로 서민대출채권의 발행 허용 등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손실의 상당 부분을 보증기금에서 채워준다고 해도 관리비용 등 사후관리 측면에서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나라당은 대출금액의 최고 95%까지 보증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즉 대출금의 최소 5% 이상은 은행 등 금융사가 부담을 져야 한다. 출연금 부분도 걸림돌이다. 한나라당은 최초 1,000억원 규모로 서민신용보증기금을 만들어 이 중 일부분은 금융사들이 부담하게 할 계획이다. 그만큼 반대급부 없이는 법 제정을 통해 기금이 만들어지더라도 적극적으로 대출에 나서는 금융사, 특히 은행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서민대출에 대해서는 대손충당금 적립규제 완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증기금 운용기관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금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보증을 해주지만 돈을 빌리는 곳이 저축은행일 경우 보증발급이 어려운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즉 보증을 통해 서민대출을 대폭 늘리려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돈을 빌려도 보증운용기관이 적극적으로 보증발급에 나서야 한다는 게 업계의 요구다. 현재 한나라당은 서민신용보증기금 운용기관으로 주택금융공사나 자산관리공사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어느 정도 인센티브를 줘도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문제로 서민대출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아 금융감독당국의 독려가 필요할 것"이라며 "저축은행을 비롯해 전국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는 신협과 새마을금고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서민신용보증재단을 이용한 서민지원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