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펀드 신바람

美·中 대체에너지 투자 확대 힘입어 한달 수익률 10% 넘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전성시대를 맞았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해 주식형펀드들의 성과가 부진한 것과 대조적이다. 에너지펀드들은 중국과 미국의 대체에너지 지원에 힘입어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1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자 1[주식]A'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3.27%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3.84%)는 물론 해외 주식형펀드(3.77%)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을 훨씬 웃도는 성과이다. 또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자[주식]C1'의 1개월 수익률도 12.07%,'우리퓨처에너지 1[주식]클래스A1'의 1개월 수익률도 11.77%로 높게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에서 운용하는 '삼성글로벌 클린에너지 목표전환펀드'는 출시 40일 만에 목표수익률(8%)을 달성해 채권형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미국 에너지 산업에 투자하는 마스터합자회사(MLP)펀드 역시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지난달 출시한 '한화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인프라-재간접)종류A'의 설정 이후 수익률은 5.16%를 기록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에너지 펀드들은 중국과 미국의 대체에너지 투자 강화 덕분에 우수한 성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매연가스 감축, 대체에너지 확대를 중요한 정책으로 내세우며 국가에너지국에서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에 5조위안(87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달 열린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도 환경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대체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역시 정부와 주요 기업들이 대체에너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은 최근 서부지역 모하비사막에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열 발전소를 가동했다. 총면적은 8.1㎢로 에버랜드 4개가량되며 연간 총 392㎿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 태양열발전소 프로젝트에는 정보통신(IT)기업 구글이 참여했다. 또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IT기업들도 풍력발전소·태양광발전소 건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경식 삼성자산운용 홍콩현지법인 매니저는 "올해 들어 중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한데다 아르헨티나·우크라이나 등 신흥국의 정치·경제적 불안으로 글로벌 증시가 좋지 않다"며 "반면 대체에너지 펀드는 중국 정부의 집중적 투자가 확대되는데다 미국과 유럽에서 수요가 증가해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펀드의 양호한 성과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호 리딩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정부가 태양광 발전설비 신규 설치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태양광산업은 앞으로 수년 동안 성장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혁도 한화자산운용 대체투자(AI)본부장 역시 "현재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크고 채권시장은 금리 상승의 우려가 있다"며 "MLP펀드 등 대체 상품이 앞으로 투자자의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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