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엔지, 중동 법인장 전격 교체

분위기 바꿔 경영 정상화 올인
바이오로직스 3공장 공사 시작



내년 2월 1조2,000억원대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이 대규모 손실이 나고 있는 중동 지역 담당 법인장을 최근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위기를 쇄신하고 경영정상화에 '올인'하려는 의도다. 해외에서 플랜트 수주가 이뤄지고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에 대한 파일공사 작업을 시작해 본격적인 바이오 플랜트사업 매출도 기대된다.


30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달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담당 법인장을 바꿨다. 사우디는 기존 임원급이 담당하던 것을 부장급으로 격이 낮아졌고 UAE는 반대로 임원(상무)이 법인을 맡는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중동 법인장을 교체한 것은 분위기를 바꾸고 현지 사업지원 업무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의 고위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중동 쪽에서 부실이 많이 생겼다"며 "법인장 교체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 같다"고 전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3·4분기에만 1조5,127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냈다. 사우디와 UAE 등지에서 수주한 사업의 공사비용이 늘면서 적자가 급격하게 커졌다. 사우디만 해도 현재 샤이바와 얀부·마덴 등지에 문제 사업장이 있는데 9월 말 현재 1조9,240억원의 계약 잔액이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삼성엔지니어링은 10월 사우디 법인에 약 5,000억원을 증자한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미청구공사금액(공사하고도 받지 못한 돈)은 9월 말 기준 6,384억원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달 초 단행된 인사에서 화공(화학공업) 플랜트 담당 임원만 6명이 옷을 벗었다. 전체 퇴임임원이 13명임을 감안하면 절반 정도가 문제가 되고 있는 화공 쪽에서 나간 셈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건설사업은 주로 프로젝트 단위로 이뤄지고 있어 특정 개인에게 문제 삼을 수는 없는 부분"이라며 "법인장 교체는 수시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중동 쪽에서는 고전하고 있지만 호재도 있다. 최근 삼성전자로부터 5,236억원 규모의 공사를 따낸 데 이어 송도 바이오로직스 공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3공장 기초공사 사업을 수행하고 있어 조만간 본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공장에 8,500억원을 투자한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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