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1957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가입하고, 1958년2월 원자력법을 공표한 후 50년 만에 사상 첫 원전 수출에 성공한 이면에는 한국전력ㆍ한국수력원자력 등 참여기관 실무자들의 피 말리는 노력이 있었다.
지난 5월 UAE 원전 입찰이 시작되면서 삼성동 한전 본사 지하 2층 445㎡ 규모의 사무실에는 원전 수주전쟁을 실무 지휘하는 사령부, 이른바 '워룸'이 마련됐다. 이곳에는 한국수력원자력ㆍ한전KPSㆍKNIF(한전원자력연료주식회사)ㆍ두산중공업ㆍ삼성물산 등 10여개 업체의 80여명이 모여 7개월 동안 혹독한 나날을 보냈다. 올 초 한국은 UAE 고등훈련기 입찰에서 이탈리아에 밀린 쓴 맛을 본 경험도 있다.
UAE가 수시로 요구하는 자료 작성 작업도 이곳에서 진행됐다. 지난 5월 입찰자격을 획득한 후 7월3일 입찰서를 제출했고, 9월4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에는 더욱 바빠졌다. 프랑스와 미국-일본 컨소시엄 등 넘볼 수 없는 경쟁자와 맞붙어야 했기 때문이다.
워룸에는 외부인은 물론 한전과 한수원 등 관련 직원들의 출입까지 삼엄하게 통제됐다. 협상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잦은 밤샘회의로 사무실에 불 꺼질 날이 없었다. 워룸에 야전침대를 놓고 쪽 잠을 자거나, 인근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해결하기도 예사였다.
한 관계자는 "입찰 작업을 시작하며 곧바로 워룸을 만들었고, 이 곳에서 원전수주의 기초가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협상 막판까지 모든 실무작업이 사실상 워룸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