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참전 63주년 기념일인 25일(현지시간) 각국에서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파병한 국가인 태국에서는 방콕 근교 촌부리주에 있는 한국전 참전부대에서 전몰 용사들을 추모하고 생전 참전용사들에게 위로와 감사를 전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참전 용사 및 가족들과 양국 정부 관계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참전용사 추모, 참전 기념관 견학, 참전부대 자녀 장학금 전달 등으로 진행됐다.
전재만 주태국 대사는 “한국전 참전을 계기로 외교관계를 수립한 양국이 이제 한해 130만명 이상이 교류 협력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며 유엔 깃발 아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피를 흘린 참전용사들의 용기에 감사와 경의를 표했다.
태국에서는 매년 6월 25일 한국 대사관 주관으로 참전용사 추모 및 위로 행사를 하고, 태국군 파병부대의 출항일인 10월 22일에는 왕실과 참전협회 주관으로 참전 용사를 추모하고 있다.
특히 이날에는 육군의 모범 예비군 20여명이 부부 동반으로 추모 행사에 참여해 헌화함으로써 감사와 보은을 잊지 않는 한국의 이미지를 심어줬다.
프랑스에서는 프랑스 한국전참전협회(ANAAFF·회장 파트릭 보두앙 생망데 시장) 주최로 오전 11시부터 파리 4구 한국전 참전 기념비 앞에서 추모행사가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참전용사와 그 가족, 교민, 대사관 직원 등 50여명이 참석, 기념비에 헌화하고 전몰용사들을 기렸다.
이혜민 주불 대사는 “프랑스군을 비롯한 동맹국들의 참전으로 오늘의 한국이 있을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시한 뒤 “한국을 위해 피 흘린 참전용사들의 뜻을 잊지 않고 자유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한국전쟁 발발 직후 1개 대대를 먼저 투입시킨 뒤 종전까지 모두 3,400명의 군인을 참전시켰으며 이들 가운데 262명이 전사하고 1,008명이 부상했다.
프랑스에는 참전기념비 외에도 세계적 관광명소이자 프랑스의 영광을 상징하는 파리 개선문에 프랑스 옛 장병의 한국전 참전을 기념하는 동판이 설치돼 있다.
영국에서는 한국전쟁 참전용사협회(BKVA) 주최로 런던 세인트폴 성당에서 한국전 63주년 추모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영국군 참전용사 20명과 주영대사관 관계자 등 40명이 참석해 세인트폴 성당 지하에 있는 한국전쟁 전몰용사 추념비 앞에서 추도식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이날 오전 성당 밖에 도열해 입장의식을 가진 뒤 추도 예배와 헌화 등 성공회식 예식으로 행사를 치렀다.
영국은 한국전쟁에 미국 다음으로 많은 5만6,000명을 파병해 1,000명이 넘는 희생자를 냈다.
한국전 참전용사협회와 주영대사관은 한국전 63주년 및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런던 중심부 템스강변에 한국전 참전기념비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터키참전용사협회(회장 슈크류 탄도안)와 주터키 한국대사관도 이날 오전 10시 수도 앙카라 도심의 ‘한국공원’(코레 파르크)에서 추모식을 개최했다.
이상규 주터키대사와 참전용사협회 관계자, 터키 육군 4군단장 등 250여명이 참석해 공원 내 위령탑에 헌화하고 양국 국가를 제창했다.
추모식이 끝나고 이상규 대사 등은 참전용사와 가족 85명을 한국공원 인근 호텔에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한국전쟁 당시 터키군의 활약상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공원은 한국전에서 희생된 터키군인들을 기리고자 조성한 공원으로, 위령탑은 불국사의 다보탑을 본떠 만들었다.
미국에서도 워싱턴DC 한국전 참전공원에서 안호영 주미대사, 데이비드 헬비 국방부 부차관보,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 한국전 참전용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열렸다.
특히 한ㆍ미 동맹 60주년을 한 달 앞두고 열린 이날 행사에서 안 대사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한국의 놀라운 발전에는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기반이 됐다면서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주미대사관은 이날 행사 후 참전용사들을 위한 감사 오찬과 함께 문화공연을 개최했다.
이에 앞서 메릴랜드주 워싱턴카운티 헤이거스타운와 애리조나주 세도나에서는 최근 잇따라 한국전 참전기념비 제막식이 열리는 등 한국전 정전 60주년을 맞는 다음 달 말까지 미국 전역에서는 한국전 관련 행사가 잇따를 예정이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