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97년 年19.4% 증가… 부가가치는 12%만 늘어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지만 설비자산 이용의 효율성은 크게 떨어져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생산성,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투자판단이 중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최근 설비투자의 증감은 경기, 주가 등과 거의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4일 낸 '최근의 설비투자 동향과 수준평가'자료에 따르면 지난 98년 크게 감소했던 설비투자는 2000년 3ㆍ4분기까지 높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4ㆍ4분기 이후 급격히 둔화되면서 지난해 3ㆍ4분기에는 전년동기에 비해 15.4% 감소했다.
하지만 한은은 국내총생산액에서 설비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설비투자율은 98년 8.9%, 99년 10.4%, 2000년 12.9%에 이어 지난해 1~3분기 11.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설비투자율은 대만(14.5%, 2000년)보다는 낮지만 일본(9.8%, 99년), 미국(9.3%, 2000년), 영국(8.0%, 2001년 상반기)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2000년 4ㆍ4분기에서 2001년 3ㆍ4분기까지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3%로 지난 8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상당한 정도의 유휴설비가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설비자산 이용의 효율성을 보면 제조업 부가가치 증가율이 설비자본스톡의 증가율 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제조업의 설비투자 효율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78년부터 87년까지 제조업의 설비자본스톡은 연평균 27.7% 증가했으나 부가가치는 18.3% 증가에 그쳤고 88-97년에는 설비자본스톡이 19.4% 늘었으나 부가가치는 12.0% 만 늘었다.
외환위기 이후 설비투자는 외환위기 이전보다 경기수축기에는 실질GDP(국내총생산) 보다 더 빠르게 감소하고 경기확장기에는 실질GDP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등 경기에 대한 민감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의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