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이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때 두 차례 모두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국내외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8월 방중은 물론 5월 방중 때도 아버지 김 위원장을 따라 중국에 다녀왔으나 북중 정상회담 등 공식적인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또 공식 수행원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채 경호원으로 위장하고 이름도 '김정'이라는 가명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은 양복 차림을 하고 경호원처럼 행동하면서 김 위원장을 곁에서 지키는 모양새를 갖췄다"면서 "앞으로 권력승계 과정에서 '전대 수령(김정일)'에 대한 김정은의 충성심을 선전하는 사례로 많이 인용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1959년 김일성 주석의 러시아 방문과 1965년 인도네시아 방문 때 동행해 김 주석의 건강을 관리하는 의사ㆍ간호사ㆍ부관 등을 불러 모아놓고 일일 점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8월 방중 때는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도 동행해 김정은과 함께 김 위원장을 따라 지린시 육문중학교 등 '김일성 혁명사적지'를 둘러봤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8월 방중은 5월 방중 때부터 기획됐던 것으로 김 위원장과 김정은, 김정철 세 부자가 김일성 사적지를 답사하는 일종의 '성지순례' 성격이 강했다"면서 "김정은을 중국 측에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철저히 비밀로 했다고 보기도 어려워 김정은의 동향은 중국 측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북 소식통은 또 "이번 당대표자회 직후 최태복 당 비서가 서둘러 중국에 간 것도 후계자 김정은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제 김정은도 공식적인 후계자가 됐기 때문에 과거 김 위원장처럼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980년 제6차 당대회에서 후계자로 공식화되고 3년 후인 1983년 6월 당시 후야오방(胡耀邦)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초청으로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