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 '아메리칸 드림' 기대 커진다

직접투자금액 반년새 두배 껑충… 매입 종목도 1800개로 늘어
日주식 직접투자는 주춤


선진국 증시가 올 들어 크게 오르면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종목을 직접 사들이는 국내 투자자들이 급증했다.

최근 일본 증시가 크게 흔들리면서 일본주식에 대한 직접투자는 주춤거리고 있지만 미국에 대한 기대감은 지속되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겨냥한 투자 자금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우려가 있지만 채권시장의 매력이 떨어졌고 경기회복에 따른 기업들의 이익증가로 미국 증시로의 자금유입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미국외화주식 투자금액이 지난 18일 현재 1조3,540억원에 달했다. 이는 올초 6,000억원 수준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올들어 월별 미국주식투자 규모를 보면 3월초에 1조원을 넘어선 이후 매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종목수도 연초 1,600개에서 최근에는 1,800개로 늘었다.

특히 최근 들어 일본증시가 크게 흔들리면서 해외직접투자 대상국으로 미국증시가 더 부각되면서 올초만 하더라도 3위에 머물렀던 미국이 1위 국가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17일의 경우 미국투자가 1조5,500억원으로 일본(1조4,000억원)을 앞질렀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주식투자 금액이 일본을 앞지른 것은 올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과 일본 증시는 올들어 급등했다. 하지만 급등 이후 흐름은 크게 다르다. 미국의 다우지수는 연초 1만3,000선에서 지난달에 사상최고치인 1만5,400선을 넘어선 이후에도 큰 폭의 조정보다는 숨고르기 모양새다. 하지만 일본의 닛케이225는 연초 1만선에서 지난달 1만5,000까지 폭등한 이후 1만3,000선으로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변동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이용훈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해외주식팀장은 “지난 4월과 5월의 경우 미국 등 해외시장에 대한 투자수요가 크게 늘었고 최근 출구전략 우려가 있지만 주로 우량주나 ETF에 투자하는 만큼 자금은 꾸준히 들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주로 미국의 S&P 500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500 ETF를 비롯해 개별 종목으로는 애플, 비자카드, 누스킨, 허벌라이프 등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정근 리딩투자증권 법인영업부 글로벌팀장도 “올들어 미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해외투자자금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대기자금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최근들어서는 부동산이나 금융 섹터의 레버리지ETF에 대한 선호도도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증시에 대한 전망도 나쁘지 않다.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는 그만큼 미국경기 회복에 대한 반증으로 기업들의 이익증가로 이어지는 실적장세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미국의 국채금리가 크게 오르는 등 채권값이 급락하고 있어 그동안 유동성 장세로 채권쪽에 몰렸던 자금들이 주식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7월 1.3%에서 최근 2.2%까지 크게 올랐다.

이 팀장은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이미 상당부분 진행돼 현실화되더라도 시장에 대한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증시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개선되고 있고 유럽시장도 양호해 기업들의 실적기대감도 큰 만큼 하반기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육 팀장도 “출구전략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의 경제상황이 개선됐다는 뜻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라며 “최근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 국가보다는 선진시장으로 몰리고 있어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좋아지면서 배당수익도 높아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보면 다우지수는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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