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63회 베를린영화제 수상 불발…황금곰상에 ‘차일드스 포즈’

홍상수 감독이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수상에 실패했다.

1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진행된 시상식에서 올해 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은 루마니아의 칼린 피터 네처 감독의 ‘차일드스 포즈’(Child`s Pose)에게 돌아갔다. 과속으로 달리던 한 남자가 한 소년을 죽여 수감된 뒤 남자의 지위 높은 어머니가 아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하는 스토리를 통해 루마니아의 부조리한 단면과 물질주의를 비판하는 영화다.

이어 심사위원 대상인 은곰상은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의 ‘언 에피소드 인 더 라이프 오브 언 아이언 피커’(An Episode in the Life of an Iron Picker)가, 은곰상 감독상은 데이비드 고든 그린 ‘프린스 아발란체’(Prince Avalanche)가 각각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남우주연상은 은곰상을 받은 ‘언 에피소드 인 더 라이프 오브 언 아이언 피커’에서 남편 역을 맡은 나지프 뮤지크, 여우주연상은 칠레 감독 세바스티안 렐리오의 ‘글로리아’(Gloria)에 출연했던 파울리나 가르시아에게 돌아갔다.

홍 감독의 14번째 장편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Nobody's Daughter Haewon)은 이번 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경쟁부문에 올랐으나 수상은 불발됐다. 그는 지난 1997년 포럼 부문에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2007년 파노라마 부문에 ‘해변의 여인’이 초청되는 등 베를린 영화제와 인연이 깊었고 지난해에는 회고전도 열려 수상 가능성이 매우 높았으나 아쉽게도 수상에는 실패했다. 홍감독이 이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은 2008년 '밤과 낮'에 이어 2번째고, 한국영화로서는 2011년 배우 현빈ㆍ임수정 주연의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감독 이윤기) 이후 2년만의 재도전이었다.

28일 국내 개봉예정인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캐나다로 엄마를 떠나보낸 여대생 '해원'이 겪게 되는 슬프고 기뻤던 며칠간의 일들을 일기체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배우 이선균·정은채가 주연을 맡았다.

한편 올해 베를린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한국 영화 가운데 김정인 감독의 ‘청이’는 단편 부문 제너레이션 케이플러스에서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시각 장애인 아버지를 둔 어린 딸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다. 아이들을 입시 지옥으로 모는 한국의 교육 현실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신수원 감독의 ‘명왕성’도 단편 부문 제너레이션 14플러스에서 특별언급상을 받았다. 제너레이션은 어린이와 청소년 영화를 다루는 부문이다. /정승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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