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대대적 물갈이" 이목집중

은행 올주총 내주부터 돌입「몇명의 은행장이 교체될 것인가.」 다음주부터 주택은행을 시작으로 은행들의 올 정기 주주총회가 시작된다. 지난해 결산에서 3년째 무더기 적자에 시달린 만큼 올해 주총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구조조정을 끝냈음에도 불구, 최소 6개 은행장 교체 여부가 도마 위에 올라 있다. 바닥을 헤매고 있는 주가를 감안하면 소액주주의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주총일=28일 주택은행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임원인사를 매듭지은데다 지난해 실적도 좋아 상대적으로 기분 좋은 주총일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본부장(1만주)과 사외이사(7,000주)에게도 스톡옵션이 부여된다. 29일에는 지방은행 두곳(광주·대구은행)이 주총을 열지만 차기 은행장이 내정된 만큼 큰 관심사는 아니다. 실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국민은행도 여타 은행에 비해 빠른 3월17일이나 18일 중에 주총을 할 예정. 주택은행과 달리 한빛 등 선발은행들은 주총을 최대한 늦췄다. 한빛과 외환은행은 기묘하게도 주총일이 3월25일로 같다. 총회꾼을 분산시키려는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흥은행은 잠정적으로는 3월22일로 잡았지만 자본확충을 위한 해외 로드쇼가 잡혀 있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최소 6개 은행장 교체여부 관심=이미 2개 은행(서울은행 제외)의 교체가 확정됐다. 대구은행이 행장추천위원회에서 김극년(金克年) 전 부행장이 차기행장으로 추천된 데 이어 광주은행도 22일 행추위에서 강낙원(姜洛遠) 제일은행 상무를 추천할 게 확실시된다. 姜상무는 이용근(李容根) 금감위원장과 광주고 선후배 사이인데다 제일은행 부실에 대한 책임을 간과할 수 없어 자격시비가 일 것으로 보인다. 은행장 교체 여부와 관련, 정작 관심을 모으는 은행은 선발 3개 은행과 국민은행.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한빛·조흥은행장의 유임은 확실하지만 외환은행은 100% 장담 못한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송달호(宋達鎬) 현 행장이 와병에서 다소 회복돼 잔여 임기(1년)를 채우겠다는 입장이지만 교체가 기정 사실화되는 기운이다. 교체될 때 후임엔 김상훈(金商勳) 금감원 부원장의 외부 영입이 유력한 가운데 김연기(金年棋)·서상록(徐相祿) 상무의 내부 승진 가능성도 엿보인다. 金상무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의 생모와 먼 친척인 것으로 알려져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은행장 임기(임원임기)인 신한·하나은행도 행장 유임을 100% 확신할 수는 없다. 특히 신한은행은 이인호(李仁鎬) 행장의 유임 못지않게 최영휘(崔永輝) 부행장의 전격 등극 가능성도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배당률 및 임원 스톡옵션 도입여부=올해도 흑·적자 은행간 명암이 갈라진다. 이익이 가장 많은 주택은행이 가장 많다. 주식 10%에 현금 3%로 확정됐다. 하나은행은 8% 수준을 고려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5%에서 8% 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반면 적자 은행들은 올해에도 배당이 없다. 주주 반발은 뻔한 일. 흑자 은행은 임원에게 스톡옵션을 도입하는데 주저함이 없지만 적자 은행들은 고민이 많다. 주주들로부터 자칫 「너희들만 챙겨먹느냐」는 비판을 들을 수 있기 때문. 감독당국 관계자는 『정관변경을 통해 임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줄 수 있는 항목을 삽입시키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타=은행들은 이밖에 이번 주총에서 상근 감사위원과 사외이사 2명 등 3명이상으로 구성되는 감사위원회를 도입한다. 상근 감사위원은 종래 감사들이 역할을 맡기 때문에 위상만 다소 저하될 뿐 별 변동이 없다. 감사가 이번에 교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광주·전북·경남·하나은행 등이다. 사외이사의 교체 폭도 관심거리다. 감독당국은 이미 교수 출신을 배제하고 기업체 최고경영자(CBO) 등을 영입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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