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앤 조이] '혼다 2009년형 시빅 하이브리드' 시승기


고요한 출발. 그것은 하이브리드 차의 매력 중 하나다. 시동을 건듯 안 건듯 2009년형 시빅 하이브리드는 일체의 소음이나 진동 없이 주차장을 빠져 나간다. 이 차가 내세우는 강점 두 가지 중 하나가 바로 그것이다.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좀 뒤늦게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1990년대부터 환경문제 해결에 나선 혼다가 심혈을 기울여 탄생시킨 친환경 차량. 2002년 4월 북미시장에 첫 선을 보였고 국내에는 2007년 2월부터 판매됐다. 리터당 23.2km의 연비는 현재 국내에 출시된 세단을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또하나의 강점이 바로 연비다. 퇴근길 붐비는 시내 도로로 들어섰다. 시빅 하이브리드 운전자가 감수해야 할 특성이 기다리고 있다. 이 차는 연비 개선을 위해 브레이크를 밟아 차가 정지했을 때 자동으로 엔진이 꺼지는 '오토 스톱(Auto Stop)' 시스템을 적용했다. 브레이크를 풀면 엔진은 다시 살아난다.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주행에서 이 '오토 스톱'에 따른 차량의 떨림은 운전자가 익숙해져야 할 과제로 느껴졌다. 고속 주행에서 차는 매끄럽게 달렸다. 브레이크를 밟는 횟수가 적어지면서 산뜻한 승차감을 선사한다. 계기판의 순간 연비 측정기 역시 리터당 25km 안팎에서 움직인다. 돈을 버는 듯한 기분이다. 하지만 속력을 낼 때는 답답하다. 액셀을 밟아도 차의 속도는 느릿느릿 올라간다. 이 차는 엔진 발진 및 가속시 전기 모터가 엔진 동력을 보조하는 '병렬(패러렐) 방식'을 적용해 114마력(엔진 94마력, 모터 20마력) 수준. 최대토크는 12.3kg·m/4,500rpm(엔진), 10.5kg·m/1,160rpm(모터)이다. 혼다측은 1,800cc급 차량의 퍼포먼스를 얘기하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그 정도 힘은 느낄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시빅 하이브리드의 고객은 고속도로 주변에 살면서 장거리 주행을 많이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오토 스톱의 어색함 없이 고연비를 만끽하면서 이 차를 몰고 다닐 수 있다. 차량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3,800만원. 친환경 차량에 대한 세제 혜택으로 3,500만원 안팎에 구입할 수 있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시빅 하이브리드를 시승하면서 혼다가 새롭게 출시한 하이브리드 차 '인사이트'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커졌다. 혼다 코리아 역시 "성능이 크게 개선된 인사이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는 내년초쯤 국내에 들어온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